조영철, 깜짝 선발 출전해 데뷔골... 부진했던 구자철은 결승골 발판
내일 쿠웨이트 재우면 8강 확보
울리 슈틸리케(61ㆍ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오만을 꺾고 상큼하게 출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9위 한국은 10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만(93위)과의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전반 46분 터진 조영철(26ㆍ카타르SC)의 결승골을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한국(승점 3ㆍ골득실+1)은 9일 쿠웨이트(1패)를 4-1로 대파한 호주(승점 3ㆍ골득실+3)에 이어 조 2위에 자리했다.
첫 경기 부진 징크스 깼다
한국은 8강 진출의 큰 고비를 넘었다. 한국은 역대 아시안컵에서 첫 경기에 약했다. 12번 싸워 4승7무1패를 기록했다. 승률은 33%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은 이번 대회 1차전 오만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진 못했지만 부담감을 떨치며 귀중한 승점 3을 확보했다. 한국은 13일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최약체 쿠웨이트(125위)와 A조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2000년 이후 쿠웨이트를 상대로 4승1무1패로 강했다. 조별리그 다크호스로 평가된 오만을 넘어선 한국은 사실상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 티켓을 확보한 셈이다.
살아난 구자철
한국이 우승하기 위해선 플레이 메이커 구자철(26ㆍ마인츠)의 부활이 절실했다. 하지만 구자철은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부진했다. 오만과의 경기에선 벤치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구자철은 예상을 깨고 오만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처진 스트라이커로 출전해 대표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전반 5분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존재감을 알렸고, 전반 46분 결승골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구자철이 시도한 중거리포가 오만의 골키퍼 알리 알 합시(34ㆍ위건)에 맞고 나오자 쇄도하던 조영철이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볼을 밀어 넣어 결승골을 꽂았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풀 타임을 소화한 구자철은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11일 “구자철이 주장을 맡으면 많은 이슈를 불러일으켜 부담스러울 것 같았다. 구자철에게 벌을 주려고 완장을 빼앗은 게 아니라 보호하려고 짐을 덜어준 것”이라면서 “구자철이 여전히 분발해야 하지만 오만전에서는 이전 경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신바람 탄 슈틸리케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탁월한 용병술을 보여주고 있다. 깜짝 발탁한 이정협(24ㆍ상주 상무)이 사우디전에 교체 출전해 A매치 데뷔골을 이끌어 냈다.
‘슈틸리케 매직’은 오만과의 경기에서도 일어났다. 오만전에서는 ‘중동 킬러’ 이근호(30ㆍ엘 자이시)가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였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조영철을 최전방에 내세웠다. 조영철은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보답했다. A매치 12경기 만에 데뷔골을 신고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근호는 사우디전에서 볼 컨트롤 난조를 보였다. 원톱 자리에 볼키핑을 더 잘하고 기술이 좋은 조영철을 넣었다. 조영철은 득점까지 했기에 그 결정이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며 미소를 지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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