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6강전 제2국
백 박시열 5단 흑 박정환 9단
장면 6
앞 장면의 마지막 수인 △가 실수다. 빨리 A로 한 칸 뛰어서 우변을 지켜야 했다. 반대로 흑이 먼저 1로 쳐들어가서 2 때 3으로 젖힌 다음 4 때 5로 단수 치자 단박에 백이 곤란해졌다. 미리 선수 활용해 놓은 ▲가 톡톡히 제 구실을 해서 흑이 쉽사리 잡히지 않는다.
‘참고1도’ 1로 이어서 다 잡으려는 건 무리다. 2부터 7까지 진행한 다음 8로 밀고 들어가면 A와 B가 맞보기여서 쉽게 살아 버린다. 그래서 박시열이 어차피 흑을 살려줄 바엔 외곽이나 튼튼하게 만들려고 6, 8로 돌려 쳐서 실전처럼 진행했다. (10 … 2) 결과적으로 우변 백진이 다 부서졌다.
한편 흑은 16 때 17이 침착했다. 보통처럼 ‘참고2도’ 1로 막는 건 백이 2부터 5까지 선수한 다음 6으로 다가서는 게 공수의 요처여서 흑이 괴롭다. 실전에서 박정환이 귀를 포기하고 대신 변을 차지한 게 현명한 선택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박시열이 28로 붙여서 상변 흑 두 점을 잡겠다는 뜻을 밝혔다. 물론 이 흑돌이 아무 대가 없이 고스란히 백의 수중에 들어가면 다시 형세역전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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