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여행·요리 소재 예능 꿰차고 드라마선 연초부터 톱스타들 격돌
2015년 방송계는 ‘남자판’이다. 예능도 드라마도 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꾸려지는 게 특징이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방송계는 “여자 스타의 부재”라면서도 “현 방송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년째 계속 되는 남자 예능
지상파 방송 광고의 완판 프로그램은 주말 예능이다. KBS ‘해피선데이’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 2일’과 MBC ‘일밤’의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등은 모두 남자들이 아이를 보고, 남자들끼리 여행을 떠나고 훈련을 받는 컨셉트다. 살림 한 번 해 보지 않았을 것 같은 남자들의 육아 일기와 개성 강한 남자들의 좌충우돌 여행과 군대 생활기는 현재 예능 판도를 이끄는 주축이 됐다. 올해 10주년이 되는 MBC ‘무한도전’도 남자들의 도전과 모험이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마음을 웃기고 울려 왔다.
그래서인지 1월 새롭게 시작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면면 역시 남자 예능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빠 어디가’를 폐지한 MBC ‘일밤’은 아빠들이 떠난 자리를 남자들로 메웠다. ‘무한도전’의 제영재 PD와 교양 프로 ‘아마존의 눈물’의 김현철 PD의 합작품으로 사람과 동물이 함께 생활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애니멀즈’(25일 첫 방송) 역시 서장훈, 박준형, 장동민 등이 메인 출연진이다. KBS도 강호동, 하하, 정태호 등 5명의 남자 멤버가 한 회사를 습격해 직장인들을 무조건 웃겨야 하는 ‘투명 인간’과 윤상현, 은지원, 봉태규 등 여섯 남자들의 시골 생활 적응기를 담은 ‘인간의 조건2’를 선보였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이 출연진이나 내용 등에서 ‘1박 2일’식의 설정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인상이어서 앞으로의 진행 방식에 귀추가 모아진다.
나영석 PD는 이서진, 옥택연에 이어 차승원, 유해진, 장근석이라는 걸출한 스타들을 앞세워 tvN ‘삼시세끼’의 시즌2격인 ‘어촌편’을 내놨다. 전남 신안군 만재도에서 생활하는 세 스타의 모습을 주요 소재로 삼은 나 PD는 “섬은 겨울의 환경이 혹독하기 때문에 여성들에게는 힘든 생활이어서 체격 조건이 좋은 남자들을 섭외한 것”이라고 남자 예능을 이어간 이유를 밝혔다. 즉 험한 야외 버라이어티에서 환경에 적응이 빠른 남자들의 그림이 더 역동적이며 볼거리도 충실하다는 얘기다.
여전히 톱스타 전략 고수하는 지상파
올해 새로 시작하는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남자 배우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릴 듯 하다. 스타급 남자 배우를 앞세워 드라마에 승부수를 띄운 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장혁, 현빈, 지성 등이 연초부터 격돌해 스타성과 연기력을 중심으로 승부를 건다는 점은 흥미롭다. 먼저 7일 방송된 MBC 수목극 ‘킬 미, 힐 미’는 무려 7개의 인격을 가진 다중 인격 장애의 재벌 3세 차도현 역의 지성이 단연 눈에 띈다. 클럽에서 잘 노는 인물이었다가 전라도 아저씨로 바뀌는 등 지성의 연기력에 드라마의 성패가 달려있다.
‘킬 미, 힐 미’의 경쟁작으로 21일 방송되는 SBS 수목극 ‘하이드 지킬, 나’에서도 이중 인격을 지닌 대기업 재벌 3세 구서진 역의 현빈이 주목 받는다. 냉철한 대기업 임원 구서진이었다가 선하고 다정다감한 로빈으로 변신하는 대목은 시청자들에게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장혁은 19일 안방 극장을 찾는 MBC 월화극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불운한 황자 왕소가 고려의 왕 광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사극인 만큼 연기력은 물론 액션까지 소화해 내야 하는 그의 변신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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