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에 있는 10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10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9시 27분쯤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95세대) 1층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불길은 아파트 벽면을 타고 올라가 아파트와 맞닿아 있는 다른 오피스텔 건물로도 번졌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소방차 66대와 헬기 4대를 포함한 구조대원 160여명을 급파, 오전 11시 44분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이날 화재는 불길이 아파트 출입구를 막으면서 주민 대다수가 건물에 갇혀 피해를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한모(27ㆍ여)씨와 안모(68ㆍ여)씨는 집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신원미상인 40대 남성은 병원으로 후송된 이후 사망했다. 불길에 미처 건물 밖으로 빠져 나오지 못한 주민들은 옥상에서 수건을 흔들며 헬기구조를 기다렸다. 구조된 주민들은 인근 백병원, 성모병원 등으로 분산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상자가 많고, 건물 밖으로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주민 증언을 미뤄 볼 때 추가 사상자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구조 작업에 투입된 경찰관 두 명도 구조 도중 연기를 들이마셔 인근 병원으로 함께 후송됐다.
화재가 난 건물은 지하철 1호선 회룡역~의정부역 선로 인근에 위치해 오전 10~11시까지 이곳을 지나는 상ㆍ하행 열차의 운행이 일시 중단되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에 대한 수색 작업을 벌이면서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 1층 우편함 주변에서 불이 났다는 목격자의 진술이 있다”며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유명식기자 gija@hk.co.kr
장재진기자 blan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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