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비용 이유 50% 인상 시도
IPTV업체들 "적자 메우려는 의도"
지상파 방송3사와 인터넷TV(IPTV) 업체간에 주문형 비디오(VOD) 요금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다시 시작됐다. 지상파 방송3사가 연초에 일부 VOD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전체 VOD 가격을 50% 올리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KBS MBC SBS 지상파 방송 3사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업체들에게 VOD 요금을 올리겠다고 공문을 보냈다. 현재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다시보기 VOD는 일반 화질(SD)용은 편당 700원, 고화질(HD)은 편당 1,000원을 받고 있다. 이를 지상파 방송 3사가 HD 편당 1,500원, SD 편당 1,000원으로 50% 인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유는 비용 상승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방송 프로그램 제작 예산과 콘텐츠 유통 시스템의 설비투자 비용 상승을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IPTV업계는 다르게 보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진정한 속내는 연간 적자를 VOD로 메꾸려 한다는 것이다. IPTV업계 관계자는 “드라마나 스포츠 중계 등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었다가 생각만큼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 광고 수입 등이 미진해 발생한 적자를 VOD 요금 인상으로 메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연초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일부 VOD 요금을 슬그머니 올렸다. IPTV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무료 제공하던 다큐멘터리, ‘전국노래자랑’ 등 공익성 프로그램의 VOD를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난 1일부터 편당 1,000원씩 받고 있다. IPTV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공익성 프로그램의 VOD를 IPTV업체들이 유료로 구입해 가입자들에게 무료 제공했는데, 이마저도 지상파 방송사들이 연초에 편당 1,000원씩 받겠다며 사실상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IPTV업체들은 지상파 방송사들의 VOD 요금 인상에 선뜻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무려 50%씩 요금을 올리면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과 함께 VOD 수익이 감소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IPTV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IPTV 3사에서 판매된 지상파 방송의 VOD는 약 1,000억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65%를 지상파 방송사들이 가져갔다”며 “만약 요금을 인상하면 시청자들의 반발로 VOD 매출이 뚝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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