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신불자 45일에 한 번꼴 사고, 경찰 구속영장 재신청… 결국 구속
“상대 차량이 무리하게 끼어드는 등 모두 상대방 과실로 일어난 사고입니다. 억울합니다.”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고의로 사고를 내 보험금을 가로 챈 혐의로 입건된 함모(42)씨는 지난달 16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찾아 이렇게 호소했다. 자신의 이야기가 보도되고 경찰이 처음 신청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고의로 사고를 낸 적이 없고, 보험금은 실제로 차를 수리하는데 썼다”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선 것.
함씨는 보도자료를 낸 경찰을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영등포서 청문감사실에 제출하고, 기자실에 차량 수리비 내역서를 가져다 놓기도 했다. 조직 폭력배들과 어울려 다니는 등 과거 행실이 좋지 못해 누명을 쓸만한 구실을 제공한 점은 반성하지만, 경찰이 근거 없이‘조직폭력배에 의한 보험사기 사건’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그의 항변은 오래가지 못했다.
경찰은 관계자 진술 등을 추가 확보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고,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부장 이종환)는 사기 및 사기 미수 혐의로 함씨를 지난달 30일 구속 기소했다.
9일 검찰에 따르면 함씨는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의 옆면을 들이받는 방법으로 사고를 냈다. 차량이 끼어드는데도 감속하지 않고 일부러 속도를 높였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함씨는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7회에 걸쳐 보험금 1억890만원을 받아 챙겼다. 함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역사거리에서 이런 방법으로 사고를 내고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보험 사기를 의심한 보험사가 소송하겠다고 하자 보험금 수령을 포기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신용불량자 신분으로 고가 수입차인 포르쉐 카이엔을 몰고 다니며 45일에 한 번 꼴로 사고를 냈다”며 “이 가운데 5건은 사고 후 보험금을 받아 놓고 차량 수리를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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