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극우 세력들이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다문화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으로 유럽의 반이슬람 정서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리 르펜 당수는 8일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단결 운운은 애처로운 정치 술수”라며 정부가 프랑스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위협하는 극우 이슬람주의의 위험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르펜은 테러범 사형을 염두에 두고 “사형제 부활을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제안도 했다. 영국 극우정당 영국독립당의 나이절 패라지 당수도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영국과 유럽의 잘못된 다문화주의 정책 실패”가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패라지는 “영국 시민권자 중에도 숫자는 적지만 체제 전복을 노리는 세력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테러 직후 프랑스에서는 무슬림 여성의 베일을 끌어당기거나 이슬람 사원 안으로 무슬림이 금기로 하는 돼지고기를 던져 넣어 이슬람 혐오를 표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원 벽에 ‘아랍인들에게 죽음을’이라는 낙서를 쓴 곳도 있었다. 독일 드레스덴에서 매주 반이슬람 시위를 하고 있는 극우단체는 사건 직후 페이스북에 “우리가 경고했던 이슬람 세력이 프랑스에서 일을 저질렀다”며 세력 결집을 촉구했다.
한편 프랑스 경찰은 9일 군경 9만명을 동원해 테러혐의자 사이드 쿠아치(34)와 셰리프 쿠아치(32)가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파리 북부 피카르디주 삼림을 수색했다. 전날에는 두 사람 주변인물 90명을 조사한 뒤 9명을 구금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