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정 갈보, 시인이라고 소개할 때면 창녀라고 자백하는 기분이다.
- 김이듬 ‘시골창녀’ 일부 -
한 인생에 할당된 시의 분량은 100편에서 많으면 200편으로 한다. 시가 허락되는 상황은 농사를 짓다가 허리를 폈는데 돌연 구름이 토끼모양으로 변했을 때, 꼬시고 싶은 여자가 간단치 않은 여자일 때, 대자보를 쓰면 잡혀가고 시를 쓰면 가만히 두는 세상을 만났을 때뿐이다. 이 외의 모든 상황, 모든 시간, 모든 장소에서 지어지는 200편 이상의 시는 불법으로 간주한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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