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품질 빌미 담당여성 괴롭혀
일본의 각종 매장에서 제품이나 서비스 문제를 가장, 창구 담당 여성을 괴롭히는 이른바 ‘클레임 스토커’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발모 살롱의 점장으로 일하는 30대 여성은 샴푸 품질 등에 대한 클레임을 이유로 면회를 요구하는 고객에게 7개월간 스토킹을 당했다. 살롱 측은 고객에게 요금을 환불하는 대신 다시는 매장을 찾지 말 것을 요구했으나, 가해자는 오히려 자신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피해 점장에게 위자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살롱 측은 고객의 요구가 부당한 것은 알고 있지만, 소송을 통해 점장과의 만남을 지속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판단, 위자료를 대신 지급하고 사건을 일단락했다.
도쿄도내 한 지자체의 취업지원 창구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직원도 지난 해 구직중인 젊은이로부터 6개월간 지속적인 스토킹을 당했다. 이 젊은이는 여직원의 이름을 알아낸 뒤 매일 직장에 전화하거나, “태도가 나쁘다”는 불평을 늘어놓았으나, 해당 지자체가 변호사와의 상담을 거쳐 스토킹 중단을 요구하는 문서를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자 더 이상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기업 위기관리 컨설팅업체를 경영하는 히라쓰카 도시키는 “3년전부터 클레임 스토킹 관련 상담 사례가 매달 수차례 접수되고 있다”며 “일부 남성은 여직원이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하면 호의를 갖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차지할 수 없다고 해서 상대방을 괴롭히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의 스토커 규제 법률에는 가해자의 연애감정을 범죄규성 요건으로 지정하고 있으나 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반면 연애감정 요건을 삭제하면 규제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돼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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