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평균보다 4배가량 높아… 공공기관 고용 법안 준비 중"
조명철(56) 새누리당 의원은 남북관계가 꿈틀거릴 때마다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북한북한이탈주민으로서는 처음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기 때문이다.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 교수를 지낸 엘리트라는 점도 이목을 끈다.
조 의원은 북한 정권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국내 북한이탈주민의 현실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그는 8일 “북한이탈주민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미래 통일한국의 모습과 발전 가능성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_북한이 신년사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단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핵 문제나 사이버테러, 인권문제 등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진정성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 움직임을 의식한 발언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다만 우리가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경우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렸다고 생각한다.”
_구체적으로 어떤 기회가 있다고 보나.
“우리 경제는 지금 수요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점에서 북한이 새로운 수요처가 될 수 있다. 남북과 중러 등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인프라 구축도 동북아 경제의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일 수 있다. 물론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구상이다.”
_남북관계는 예측이 힘든데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원칙과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교류협력 확대가 곧 평화이고 통일의 지름길이라고만 생각해선 안된다. 단순히 남북간 대화 횟수나, 대북 지원 규모, 관광객 수 등으로 평가하기 보다는 투자환경 개선 정도, 인권지수, 북핵 지수 등을 포함해 남북관계를 끌어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조 의원은 2만7,000명 가량인 북한이탈주민의 ‘현실’에 대한 고민이 많다. 그는 “북한이탈주민 실업률이 평균보다 4배 가까이 높을 정도로 취약한 상황”이라고 했다.
_북한이탈주민 출신 첫 국회의원으로서 어깨가 무거울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건 취업이다. 그래야 한국사회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국 15만여개 공공기관들이 북한이탈주민들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 온 지 올해로 21년째인 조 의원은 지금도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게 경이롭고 감동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영화 ‘국제시장’을 둘러싼 논란처럼 이념갈등이 갈수록 심화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단다. 그는 “갈등을 유도해 정치ㆍ사회적 이득을 챙기는 일은 절대로 용납돼선 안된다”면서 “북한 문제도 진보와 보수가 편가르기로 갈등하기 보다는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명철 의원은
북한 평양에서 태어나 김일성종합대학 자동조정학과를 졸업했다. 김일성대 경제학부 상급교원(교수)으로 일하다 1994년 귀순했다. 2009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 2011년 통일교육원장을 맡았다. 2012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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