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해외 사업장별 지속적 맞춤형 봉사로 현지 주민들에 갈채
싱가포르 톰슨라인 지하철 건설공사가 한창인 T213 구간에는 주변 20미터 거리에 시각장애인 학교(Lighthouse School)가 있다. 이 곳에는 48명의 학생과 28명의 교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다. 작년 4월 공사를 시작할 무렵,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고민에 빠졌다. 공사를 하다 보면 소음과 진동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먼저 전화를 걸어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반응은 차가웠다. 한 두 번 찾아오는 일회성 봉사활동을 한 뒤 대외 홍보용으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이유였다. 공사 현장의 책임자인 홍정석 삼성물산 소장은 “봉사활동을 하는 곳들이 대부분 지속적인 활동을 하지 않아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며 “그래서 4월부터 현재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달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현재 이 학교는 주차장을 임시 진입로로 개방하고 근로자들의 휴식공간도 제공하는 등 오히려 회사측에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홍 소장은 “이 같은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이 싱가포르 현지 매체에도 소개가 되기도 했다”며 “지역사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진심으로 접근한 것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해외에 진출한 사업장에서 건설회사의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지역 사회의 특성을 이해하고 현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을 긁어주는 식의 ‘맞춤형’ 사회공헌이 주민의 호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2014년 삼성 사회공헌상’을 수상한 모로코 인광석 플랜트 건설 현장도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삼성물산의 모로코 현지파견 직원인 최백규 사원과 이경진 차장, 최이식 과장, 백창윤 대리, 강혜원 김인영 사원 등은 지난해 여섯 달 동안 여섯 마리 양을 길러 이 양들을 모로코의 큰 명절인 ‘희생제(Aid Adha)’ 때 현지인들 가정에 전달했다. 작년 8월에는 끼니를 거르는 주민과 노숙자들을 위한 ‘사랑의 밥차’를 운행하고 1,000평방미터 농장을 일궈 키운 채소를 지역주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 한국인들’ 등의 제목으로 이를 세 차례나 보도했다는 전언이다. 단순 사회공헌활동이 아닌 현지 문화 이해 및 참여를 통해 현지인들과 교류하며 소통하고 있는 사례로 거론된 것이다.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사회공헌에도 주력하고 있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가구를 현지 주민들과 공동 선별해 지역밀착형 보금자리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2013년부터 ‘삼성물산 빌리지(Samsung C&T Village)’라는 사업명도 만들었다. 그 결과 2013년 인도네시아 자바주 서부 반둥지역 파시르할랑(Pasirhalang) 마을에서 시작한 ‘삼성물산1호 마을’이 올해 초 첫 결실을 앞두고 있다.
인도네시아 파시르 할랑 마을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110가구가 보다 나은 주거환경을 제공받았으며, 식수 공급 시스템 설치를 통해 주민들이 깨끗한 물을 집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인도 뭄바이 인근 암버르나스 지역을 ‘삼성물산 2호’ 마을로 선정했다. 삼성물산은 이곳에 50세대의 주택을 신축하고 81세대에 위생시설(화장실)을 설치하고 있다. 2개 학교의 시설을 개보수하는 사업도 3월초에 착공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주거환경개선사업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교육 인프라 구축 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교육 인프라 구축 활동의 이름은 ‘드림 투모로우(Dream Tomorrow)’. 지역사회 아이들의 교육지원 사업에 적극 참여해 수준 높은 교육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1호 사업은 인도네시아 초등학교 건립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2013년 11월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주 렘방(Rembang)지역 내 초등학교를 건립하고 현지에서 완공식을 가졌다. 인도네시아 초등학교 학생들의 꿈 실현을 위한 삼성물산의 노력이 결실을 이룬 것이다.
이번 초등학교 건립으로 기존의 낡고 위험했던 학교건물이 도서관, 화장실, 식수시설을 갖춘 6개의 교실건축물로 새로운 모습을 갖췄다. 렘방지역 다다판(Dadapan) 마을 100여 명의 학생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이 혜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삼성물산은 드림 투모로우 2호 및 3호 사업을 각각 태국과 베트남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태국 촌부리주 반부앵지역에 취약계층 청소년의 취업을 돕고 자립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청소년 직업기술교육센터를 건립하고, 베트남 하띤성 끼안현 지역에는 공공도서관 건립을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글로벌 사회적 책임기업으로서 건설업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삼성물산과 지역사회의 가치를 함께 높여서 공동체의 신뢰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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