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영업이익 5조2000억, 시장 예상치 넘었지만 연간실적 후퇴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주요 원인, 비수기인 1분기 실적 전망 '안개 속'
‘스마트폰 판매 부진 쇼크’로 지난해 삼성전자 실적이 급락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32% 줄어들며 20조원대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8일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59조2,800억원, 영업이익 8조3,100억원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 12%, 영업이익이 37% 감소했다. 확정 실적은 이달 말 발표 예정이다.
중요한 것은 대폭 후퇴한 연간 실적이다. 매출 205조4,800억원, 영업이익 24조9,400억원을 기록해, 전년(매출 228조6,900억원, 영업이익 36조7,900억원) 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32% 줄어 들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든 것은 국제회계기준(K-IFRS)을 도입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2조원이 빠지며 2012년(29조원)보다도 적다.
가장 큰 원인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지속적으로 감소한 휴대폰 사업이다.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IM)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6조4,300억원을 기록한 뒤 2분기 4조4,200억원, 3분기 1조7,500억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이날 부문별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4분기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 영업이익이 1조7,000억~1조8,000억원으로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갤럭시5’‘갤럭시노트4’등이 기대만큼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휴대폰 시장의 구조적 문제도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는다. 전세계 휴대폰 시장 비중이 프리미엄폰 위주의 선진국보다 저가폰 위주의 신흥시장 성장세가 더 큰 상황에서 중국이 저가폰을 쏟아내고 있어 경쟁이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4분기에 3분기보다 매출 9%, 영업이익이 28% 증가했지만 이를 본격적인 실적 반등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부터 연말까지 대폭 할인행사가 이어져 전자업체들의 실적은 전 분기보다 상승할 수 밖에 없다”며 “지난해 4분기 실적 호조를 본격적인 실적 개선의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반등의 신호로 보지 않는다. 지난해 3분기를 바닥으로 찍고, 회복세로 반등할 것이란 확신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내부에서는 4분기 실적회복이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과도하게 집행됐던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 효율적 경영활동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1분기는 전통적으로 전자업계의 비수기여서 지난해 4분기보다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전자 내부에서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안개 속처럼 예측 불가능”이라며 부정적 전망을 흘리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의 올해 경영성패는 확실한 돌파구를 찾아 반등의 시기를 얼마나 앞당기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삼성 내부에서 실적 개선의 모멘텀으로 기대하는 분야는 사물인터넷(IoT)이다. IoT 분야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도 있을 뿐 아니라 기존 제품에 인터넷 기능을 확대 강화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IoT 시장이 확대되면 신규 제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제품에 변화를 줘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토탈 솔루션 개발, 콘텐츠 사업 강화 등으로 수익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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