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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돼 보니 판정 시비 괴로움 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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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돼 보니 판정 시비 괴로움 알겠네요

입력
2015.01.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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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수ㆍ송인석, 은퇴 뒤 재미로 시작

"선수와 관중이 경기에 몰입하도록 없는 것 같은 심판 되는 게 목표"

프로선수 출신으로는 처음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이 된 신경수(왼쪽), 송인석(오른쪽) 심판이 6일 경기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GS 칼텍스의 경기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화성=연합뉴스
프로선수 출신으로는 처음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이 된 신경수(왼쪽), 송인석(오른쪽) 심판이 6일 경기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GS 칼텍스의 경기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화성=연합뉴스

“늘 서 있던 코트에서 한발 물러섰을 뿐인데 유니폼은 물론이고 경기를 보는 시각과 생각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지난 6일 경기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진행된 2014-2015시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 경기에서 선심으로 나선 신경수(36)ㆍ송인석(36) 심판. 이들은 이날 프로배구 선수 출신 심판 1, 2호라는 기록을 썼다. 프로배구 선수가 심판으로 전향한 사례는 이들이 처음이다. 신 심판은 지난해까지 2013-2014 V리그에서 대한항공 센터로 활약했고 송 심판은 현대캐피탈 왼쪽 공격수로 뛰다 2011년 은퇴, 3년여 만에 심판 자격으로 코트로 다시 돌아왔다.

은퇴 후 김건태 심판위원장, 최정순 심판위원, 김장희 KOVO 경기운영팀장 등이 “심판을 해 보라”고 권유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신 심판은 “처음엔 (심판을) 할 생각이 없었다”고 했고 송 심판도 ”무슨 심판을 다 하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카데미에 가보기나 하자’고 마음먹은 신 심판이 혼자 가기 어색해서 송인석을 끌고(?) 간 것이 이들의 운명을 바꿨다. 그리고 지난해 7월부터 한 달여 동안 진행된 심판 아카데미를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으로 채용됐다. 신 심판은 “처음에는 재미로 했는데 할수록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한때 젊은 열정을 불태웠던 배구라는 테두리 안에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물론 심판이란 직업이 어렵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고 했다. 잘 보면 본전, 못 보면 욕을 먹는 것이 심판의 일이기 때문이다. 송 심판은 ”선수일 때는 판정을 인정할 수 없으면 항의하곤 했는데 지금은 입장이 달라졌다”며 “심판의 권위가 더 높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물론 현역 선수 출신이라는 게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선수나 감독들의 격한 항의도 종종 발생하지만 선심 자리에 선배인 송인석·신경수가 서 있으면 말끝을 흐리고 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친정 팀에 대한 정이 판정에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두 심판은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신 심판은 “나는 정당하게 판정을 했는데 ‘특정 팀을 봐줬다’는 얘기가 나온다면 정말 화가 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현실적으로도 친분이 판정에 영향을 주기란 불가능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송 심판은 “터치 여부와 인ㆍ아웃(INㆍOUT), 안테나 흔들림 등을 짧은 시간에 모두 판정하려면 친분을 따로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웃었다.

목표는 ‘없는 것 같은 심판’이다. 심판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선수와 팬이 경기에만 몰입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주심을 넘어 국제심판 자격을 딴다면 금상첨화다. 두 심판은 “심판으로서 이룰 수 있는 것은 다 이루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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