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부하 직원에게 상습적으로 막말을 한 권기선(사진) 부산경찰청장에 대해 ‘엄중경고’ 조치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권 청장이 업무 추진과정에서 부적절한 질책이 있었음이 확인됐고 본인도 인정했다”고 말했다.
엄중경고는 행정상 공식 징계는 아니지만 지휘관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질책성 경고를 의미한다. 경찰청은 욕설 논란의 진상이 확인된 만큼 감찰 없이 경고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하 직원에 대한 권 청장의 막말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식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부산청 소속 J총경은 7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한 경무관급 간부를 통해 권 청장이 ‘도를 넘은 욕설과 모욕적 발언을 했다’며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권 청장은 해당 간부가 보고서를 제때 가져오지 않았다며 ‘개XX’ 등의 욕설을 하는 등 심한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권 청장은 지난해 12월 부산청장 취임 이후 부적절한 언행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권 청장은 취임 직후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준비하던 중 행사장인 벡스코를 점검하면서 준비단 간부에게 심한 욕설을 쏟아냈고, 이에 반발한 한 간부가 “욕을 자제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다른 총경급 간부도 한 호텔 로비에서 10여분 간 모욕적 발언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청장은 부산청장 취임 이전에도 자주 인신공격성 폭언을 해 조직 내 잦은 반발을 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경북청장 재임 시절에는 직원들이 권 청장의 욕설과 폭언을 견디다 못해 집단 항의 사태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 관계자는 “권 청장 언행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정부 고위급 인사에게도 알려져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권 청장은 일선 서장으로 일할 때에도 아침보고를 받으면서 부하직원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면박주기 일쑤였다”고 전했다.
권 청장은 해당 총경을 만나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부산청장이 당사자에게 진지하게 사과했고, 앞으로 본인의 리더십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