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지만, 한국인 누구나 묵은 해가 가고 새해가 오는 때가 되면 심기일전을 다짐한다. 미국 사회도 마찬가지다. 평범한 미국인이라면 대부분 지나간 해의 나쁜 기억과 실패를 뒤로 하고 성공과 행복을 위해 ‘새해 각오’(New year Resolution)를 다진다.
그 때문일까.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중 미국 서점가 ‘비즈니스’ 부문‘10대 베스트셀러’에 ‘습관의 힘’(The Power of Habit)이 5위까지 상승했다.
하버드 MBA를 졸업한 뉴욕타임스 찰스 두히그 기자가 쓴 이 책은 리사 알렌이라는 34세 여성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실업자인 그는 뚱뚱한데다 빚이 1만달러(1,100만원)나 됐다. 그런데 4년 후에는 체중이 27㎏나 줄어들고, 빚을 청산하는 것은 물론 집까지 장만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두히그 기자는 리사가 담배를 끊으면서 모든 변화가 연쇄적으로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담배를 끊고 달리기에 집중하니까, 식생활은 물론이고 취침, 일하는 방법이 모두 바뀌었다. 누구나 다른 행동에 연쇄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주춧돌 습관’(Keystone Habit)만 바꾸면 좋은 행동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700여 편의 학술 논문과 수십여 다국적 기업에서 실시한 비공개 연구 자료, 300여명의 과학자와 경영자를 인터뷰해 나온 이 책은 습관을 고치는 것이 개인의 삶을 넘어 조직, 기업, 사회까지 바꿀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표 사례가 미국의 세계적 알루미늄업체 알코아다. 1987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출신인 폴 오닐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주길 기대하는 투자자 앞에서 그는 ‘안전’을 강조하겠다고 선언했다. 투자자들은 크게 실망했고 주요 증권사에서 오닐의 CEO 자질이 의심된다며 ‘매도’의견을 내놓는 바람에 주가가 하락했다.
그러나 1년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재해가 발생하면 목이 날아가게 되자, 회사 임원들은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부하들과 머리를 맞대고 공정 혁신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과정은 결과적으로 공정 단순화, 품질 제고, 비용 절감으로 연결됐다. 두히그는 “직원 안전을 위한 작은 습관이 알코아를 세상에서 가장 효율적인 알루미늄 회사로 만들었다”고 했다.
이 책은 습관을 고치려면 단단한 각오도 필요하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된 효과적 방법이 있다고 소개한다. ‘습관 루프(Loop)’라는 개념을 제시, 새로운 습관을 만들려고 고생할 필요 없이 익숙해진 습관 루프에서 습관적 행동만 교체하면 된다는 식이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교류하려고 술을 마신다면, 술 대신 동료들과 차 한잔을 하거나 가벼운 조깅 또는 스포츠를 하면서 함께 운동을 하며 유대감도 만들고 스트레스도 푼다는 얘기다.
또 이렇게 바뀐 습관이 가져오는 다양한 혜택도 제시한다. 아침 운동을 하는 습관을 기르면 신용카드 씀씀이가 줄어들고, 자고 난 뒤 잠자리를 깨끗이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경제적으로 알뜰한 소비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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