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비싼 선수 부담감에 작년 부진... 마운드 약점 롯데 "공격야구" 선언
올 시즌 롯데의 최대 약점은 마운드다. 당장 선발 투수 2명을 발굴해야 한다. 외국인 투수 2명에 송승준(35)을 제외하면 최소 5이닝 이상을 맡길 투수가 없다. 이종운(49) 롯데 신임 감독은 이인복(24) 등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줄 예정이다. 불펜 투수가 선발로 전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반면 야수는 큰 걱정 없다. 2012년 말 김주찬(34)이 KIA로 이적하며 무주공산인 좌익수를 제외하곤, 다른 포지션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지난해 생애 첫 3할 타율을 넘긴 박종윤(33ㆍ0.309ㆍ1루수), 태극마크를 달아 군 문제를 해결 한 황재균(28ㆍ3루수), 안정된 키스톤 콤비 문규현(32ㆍ유격수)-정훈(28ㆍ2루수), 30홈런 이상이 가능한 캡틴 최준석(32ㆍ지명타자), 4년 연속 골든 글러브를 거머쥔 우익수 손아섭(27)에 중견수는 새 외국인 타자 아두치(30)가 맡는다.
이 감독은 “손아섭이 1번을 맡아주면 손아섭-정훈-아두치-최준석 등 지그재그 타선이 완성된다. 외국인 타자를 왼손으로 뽑은 것도 왼손, 오른손 타자를 적절히 배치해 공격력을 극대화 하기 위함”이라며 “우리 야수들은 다른 팀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강민호(30)다. 이 감독의 화끈한 공격 야구 구상이 현실화 되려면 밑바닥을 찍은 강민호가 5~6번 타선에서 제 기량을 발휘해야 한다. 6일 경남 양산시에 2억원을 기부, 시와 함께 유소년을 위한 야구장을 짓기로 합의한 강민호도 절치부심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강민호는 2013시즌을 마치고 당시 자유계약선수(FA)로는 최고인 4년 간 75억원을 받는 잿팟을 터뜨렸다. 9개 구단 포수로는 가장 꾸준했고, 홈런 개수도 월등했기 때문에 구단은 아낌없는 투자로 주전 안방 마님을 잡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98경기에서 타율 2할2푼9리, 40타점 16홈런, 득점권 타율 1할6푼9리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가장 비싼 선수라는 훈장이 어느덧 주홍글씨가 돼 수많은 악플과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부진의 이유는 9할이 ‘멘탈’이다. 타석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 탓에 한 시즌 농사를 터무니 없이 망치고 말았다. 부상도 있었다. 7월 중순 송은범(31ㆍ당시 KIA)이 던진 공에 머리를 맞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래도 9월 한 달간은 타율 3할8리에 4홈런 10타점을 올렸다. 팀이 4강에서 멀어지자 개인적인 부담도 줄어들며 기다리던 홈런을 잇따라 쏘아 올렸다.
올 시즌 팀에서 그에게 기대하는 홈런 개수는 2010년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23개를 넘어선 25개 안팎이다. 타율은 2할7푼 대면 충분하고,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장타 능력만 발휘하면 된다. 여기에 1할 대에 머문 득점권 타율이 3할 안팎에서 형성되면 금상첨화다. 마스크를 쓴 강민호가 보이는 볼배합, 투수리드, 도루저지 등에 대해선 따로 주문할 것이 없다.
흔히 야구는 팀 스포츠라고 하지만, 스타 한 명이 갖고 있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그가 풀이 죽으면 벤치 분위기가 덩달아 축 처지기 때문이다. 롯데는 강민호가 살아야 팀도 산다. 전문가들도 올 시즌 강민호가 75억원의 주홍글씨를 지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함태수기자 ht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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