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AC 포럼 베이징서 개막
중국이 유가 하락으로 고전하는 중남미 산유국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제1회 중국-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국가 공동체(CELACㆍ33개국) 포럼 장관급 회의가 8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됐다. 이 포럼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제안으로 마련된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치사에서 “앞으로 중남미 국가와 정치적 안정, 무역, 투자, 금융, 인프라, 에너지, 자원, 농업 등 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향후 10년 안에 이 지역에 2,500억달러(약 275조원)를 투자하고, 교역액도 연간 5,000억달러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중남미 순방 때 발표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의 라틴아메리카 투자액은 90억달러였고, 지난해 1~11월 교역액은 2,420억달러였다.
시 주석은 특히 미국을 염두에 둔 듯 “중국과 중남미 국가간 남남협력(南南協力ㆍ개발도상국간 협력)을 촉진해 협력의 새로운 장을 써 나가자”며 평등, 공영, 실질, 개방 등 4대 협력을 강조했다. 포럼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 코스타리카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페리 크리스티 바하마 총리와 40여명의 각국 장관들이 참석했다.
중국은 이번 회담을 전후해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 국가에 대한 지원 의지를 거듭 표명하면서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7일 시 주석을 만난 뒤 “중국으로부터 200억달러 이상 투자를 유치했다”고 말했고, 앞서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해 기존 40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연장해 주기로 했다. 에코도르 재정부도 중국으로부터 53억달러의 차관을 제공받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두 나라 모두 국제유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은 세계에서 베네수엘라 석유를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해 중남미를 순방하며 아르헨티나에 75억달러, 베네수엘라에 40억달러 차관을 약속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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