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해산 노조원 체포도 모자라 구속? 공안에 쏠린 검찰, 쓸 칼 구분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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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해산 노조원 체포도 모자라 구속? 공안에 쏠린 검찰, 쓸 칼 구분 안 되나

입력
2015.01.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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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농성 케이블 기사들에 과잉 수사

주모자 구속영장 방침 "어이가 없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공안당국이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SK본사에서 농성을 벌이다 자진 해산 중이던 케이블 기사 222명을 전격 체포한 데 이어 주모자들을 구속 수사할 방침이다.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 이후 공안당국의 강경 대응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검찰과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오세인)는 전날 종로구 SK그룹 본사에서 체포한 희망연대노조 산하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지부 소속 노동조합원 222명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주모자는 구속 수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노조 지회장에게 건물 진입 지침을 전달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 주거침입, 업무방해 등)로 정모씨에 대해, 서울 중부경찰서는 같은 혐의로 서모씨에 대해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병현) 등의 지휘로 서울시내 전체 경찰서의 74%에 달하는 23개 경찰서에서 이날 이들에 대한 보강조사를 벌였으며, 정씨 서씨 외에도 핵심 주동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경찰의 노조원 연행 과정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박재범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 정책국장은 “6일 조합원 350명은 SK건물 1층 로비에서, 250여명은 외부개방 공간인 4층의 아트센터 나비와 인근 복도에서 사측과 면담을 요구했는데 사측이 갑자기 면담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혀 면담을 했다”며 “면담을 마치고 평화적으로 해산하던 과정에 경찰이 조합원 222명을 현행범으로 몰아 체포해놓고 구속까지 하겠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조세화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희망연대 노조원들의 SK 건물 진입 당시에 물리적 충돌이 없었으며, 이들은 업무를 방해하지 않고 (추위를 피해) 앉아있기만 했다”며 “연행 과정에서 저항도 없었는데 구속영장까지 청구하는 것은 과잉수사”라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조차 공안수사 기조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검찰 관계자는 “저소득 서민들인 케이블 수리기사 222명을 한꺼번에 체포해 주모자를 구속까지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공안검사 출신인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통진당 해산 선고 이후 자신감을 얻은 대검 공안부의 강경 수사 지휘 일변도에 일선 공안검사들도 업무량 과중으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행된 조합원들은 SK브로드밴드의 외주업체인 고객서비스센터와 도급계약을 맺은 인터넷?IPTV?광케이블 설치ㆍ수리기사들이다. 이들은 실질적 원청인 SK에 고정급을 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임금체계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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