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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 "물갈이·특검" 靑 고강도 압박… 사실상 반기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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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 "물갈이·특검" 靑 고강도 압박… 사실상 반기 양상

입력
2015.01.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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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유출 발표 이후 한층 각세워 총선 염두 친박과 차별화 행보 해석

이재오 "與, 계속 靑 눈치만 봐" 김무성 "개헌 필요하다 생각"

이재오(오른쪽) 새누리당 의원이 7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청와대의 인적쇄신을 촉구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이재오(오른쪽) 새누리당 의원이 7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청와대의 인적쇄신을 촉구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새누리당 친이계가 청와대를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 친박계 의원들의 비공개 청와대 회동 사실로 각을 세운 친이계는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에 대한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고리로 청와대 쇄신론에 특검 필요성까지 주장하며 사실상 반기를 들었다. 친이계의 공세는 저강도로 진행되던 친박계와의 갈등을 더욱 격화시킬 전망이다.

친이계 “청와대 물갈이하고 특검하라”

친이계는 먼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문고리 권력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ㆍ정호성 제1부속비서관ㆍ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겨냥, 청와대 물갈이론을 꺼내 들었다. 검찰의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수사가 김 실장과 '문고리 권력 3인방'에 대한 면죄부로 결론났다는 세간의 여론을 지렛대로 삼은 것이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ㆍ중진 연석회의에서 "찌라시 수준의 문건이 청와대에서 유출됐고 연말에 정국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면서 "그러면 그 부분에 대한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을 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청와대가 인사조치를 과감하게 취해야 하고 그런 조치가 금명간 있어야 한다"며 "(김기춘) 비서실장이 책임지든지 담당 비서관이 책임지든지 아니면 비선 실세로 알려진 사람들이 책임을 지든지 말끔하게 처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친이계인 정병국 의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청와대에서 책임을 지고 인적 쇄신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친이계는 청와대와 친박계가 의혹 확산을 우려해 꺼려하는 특검 필요성에도 한 목소리를 냈다. 이 의원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으니 특검을 못 받는다면 야당이 '아무것도 아닌데 왜 특검을 못 받느냐'고 할 것 아니냐"면서 "야당의 특검 주장을 가볍게 들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정국이 점점 혼란스러워진다"고 강조했다.

친이계가 연초부터 청와대와 친박계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 것을 두고 내년 총선을 위한 의식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가 반환점을 돌아 국정운영 동력이 떨어진 만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연말 청와대와 원내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친박계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한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 국정조사 요구 등 야당의 공세에 미지근한 자세를 보였다는 감정적 앙금도 일부 녹아 있다는 관측이다.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갈등도 격화

친이계의 공세 속에 친박계와의 갈등도 격화하는 양상이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과 100% 여론조사를 통한 당협 조직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표면화한 가운데 이날도 당청관계를 화두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재오 의원이 당청 관계에 대해 "여당이 계속 청와대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판하자,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완구 원내대표가 "그런 것은 없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가 함께 공유하고 책임지는 모습으로 국회 운영을 해왔다"고 받아 친 것이다.

지난 가을 당청갈등의 뇌관이었던 개헌 문제도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이재오 의원이 개헌특위 구성을 거듭 촉구한 것에 대해 "대선에 패배하면 5년 내내 정권을 흔드는 후진적 정치 풍토를 바꾸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자신을 향한 친박계 공세가 심해질 경우 개헌 카드로 맞불을 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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