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고소득층 간 격차 17배 1년 전 10배보다 더 벌어져
"저소득층 생계 위해 교육비 줄여"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소득에 따라 자녀들의 교육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7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해 3분기 통계청의 ‘가계동향지수’ 중 사교육비 항목을 분석한 결과, 최고소득 계층인 10분위의 사교육비 지출이 최저소득 계층인 1분위의 지출보다 무려 16.6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1분위의 사교육비는 2만2,200원인 반면 고소득층인 소득 10분위는 36만8,700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전인 2013년 3분기 두 계층간 사교육비 격차가 10.1배였던 것보다 더욱 커진 것이다. 이 기간 두 계층의 사교육비는 각각 3만6,700원과 37만1,600원이었다.
통계청 조사는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한 통계여서 학생 자녀가 없는 가구까지 포함한 평균치다. 때문에 실제 사교육에 참여하는 가구만 대상으로 한다면 자녀 교육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 최고소득층과 교육을 시키고 싶어도 경제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최저소득층 간의 격차는 더욱 커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두 계층간 사교육비 격차가 더욱 커진 것은 팍팍한 경제 상황에서 저소득층이 생계를 위해 자녀 사교육비부터 크게 줄인 탓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작년 3분기 소득 10분위의 사교육비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소득 1분위의 사교육비는 같은 기간 39.5%나 줄었다. 2013년 3분기와 2014년 3분기 소득 1분위와 소득 10분위의 월평균 전체 소비지출 격차는 각각 4.0배와 4.3배로 1년 사이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소득층이 자녀 학원이나 학습지 등을 끊거나 줄였다는 의미다. 저소득층이 사교육비 지출을 큰 폭으로 줄인 결과, 전체 가구당 사교육비는 2013년 3분기 18만2,900원에서 작년 3분기 17만9,000원으로 3,900원 감소했다.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수능, 영어, 수학 등에서 점수 격차가 커진다는 선행 연구들이 많은 점을 고려할 때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더욱 커지면서 교육 격차도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실제 사교육에 참여하는 가구들을 대상으로 지역별, 학교급별 사교육비 지출 현황을 보여주는 정교한 통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교육부는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교육 격차로 연결되지 않도록 정책을 도입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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