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시즌은 불펜으로 돌아서... 위기에 강해지는 노련미에 기대
프로야구 ‘아홉 번째 심장’ NC는 올해부터 신생 팀 딱지를 뗀다. 지난 2년간 기존 구단보다 1명 더 많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특혜를 받아, 4명까지 활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동등한 위치에서 출발 한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수 3명 가운데 1명(테드 웨버)을 방출했다.
NC는 지난 시즌 선발 투수의 힘으로 창단 2년 만에 ‘가을 야구’에 입성했다. 찰리 쉬렉(30)-에릭 해커(32)-웨버(31)-이재학(25)을 중심으로 꾸린 선발진은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4.26)을 찍었다. 또 퀄리티 스타트 피칭(6이닝 이상 3실점 이하)은 59회로 삼성(63회) 다음으로 많았다.
1군 세 번째 시즌을 맞는 NC는 선발진의 재구성을 위해 모든 초점을 맞췄다. 찰리와 에릭, 이재학의 뒤를 받칠 4, 5선발 발굴이 최대 화두다. 김경문(57) NC 감독은 팀 내 최고참 손민한(40)의 선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2000년대 중반을 풍미했던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은 2009년 롯데 시절 어깨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가 2013년 NC로 돌아왔다. 긴 실전 공백과 고령에도 불구하고 선발 투수로 안착 했다. 6월 한 달간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77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뒷문이 불안한 팀 사정상 불펜 투수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도 허리를 지켰다.
하지만 NC는 지난 시즌 안정된 불펜을 꾸렸다. 원종현(28)-김진성(30)의 뒷문이 필승조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손민한을 다시 선발 투수 후보로 올려놓을 수 있었다. 손민한은 NC에 새 둥지를 틀고 난 이후 “보직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적이 없고, 팀이 결정할 사항”이라며 “어느 자리에 있든 내 몫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어느덧 불혹이 된 손민한의 장점은 노련미다. 직구 시속은 130㎞대 후반에서 형성되지만 득점권에 주자가 있는 위기 순간 더욱 힘을 내며 스피드를 끌어올린다. 또 타자와의 머리 싸움을 즐기고, 맞혀 잡는 노하우를 알고 있다. 투구 패턴이나 구종, 습관 등이 노출됐음에도 오히려 이를 역이용해 타자를 속인다.
NC의 가장 이상적인 4, 5선발 시나리오는 좌우 파이어볼러 노성호(26)와 이민호(22)가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들은 꾸준히 등판 기회를 부여 받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제구가 들쑥날쑥 한데다 단조로운 구종으로 한계를 보였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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