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언론들이 피츠버그와 입단 협상 중인 강정호(28)를 바라보는 시선은 대부분 수비 능력이다. 강정호보다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 내야수들의 잇단 실패로 아시아 출신 선수들에 대한 색안경을 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도전을 앞둔 제자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하면서 성공할 수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그는 강정호가 포지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건으로 예측 수비를 꼽았다. 염 감독은 “박진만(SK)이 발 빠른 유격수는 아니지만 최고의 수비 실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 받는 데는 예측 수비가 뛰어났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강)정호도 그래야 한다. 미리 타구가 어떻게 갈지 예상을 해 약점을 커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예측 수비를 하려면 공부가 필수다. 염 감독은 “시즌이 시작되면 상대 타자의 등 번호를 적어 놓고 특성과 타구 방향에 대해 분석하고 공부해야 한다”면서 “초반 적응기만 잘 보내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와 독점 협상권을 갖기 위해 포스팅(비공개 입찰) 비용으로 500만2,015달러(55억원)를 적어냈다.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스몰 마켓 구단인 피츠버그 입장에서는 큰 금액이다. 또 강정호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베팅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염 감독 역시 “피츠버그가 이유 없이 베팅을 안 했을 것”이라며 “연봉까지 생각하면 기본 1,000만달러를 쓰는 것인데 어떤 팀도 아무런 이유 없이 그렇게 큰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위에서 수비 걱정을 많이 하는데 (강)정호는 일본 스타일이 아니라 미국 스타일의 선수”라며 “일본 유격수들이 실패한 백핸드 수비를 정호는 평소에도 많이 잡았다. 백핸드로 잡고 노 스텝으로 던질 수도 있고 핸들링 실력도 수준급이다. 이는 빅리그에서도 분명한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강정호는 피츠버그와 21일 오전 7시까지 협상을 진행한다. 강정호와 피츠버그의 협상은 다음주쯤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며 이 시기에 맞춰 강정호는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예정이다. 그리고 계약 협상이 마무리 되면 2월 중순 피츠버그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 애리조나 넥센 캠프에서 몸을 만들 계획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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