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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서 제주도 출신이라고 괴롭힘 당하다 자살, 국가가 배상해야

입력
2015.01.0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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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서 제주도 출신이라고 괴롭힘 당하다 자살, 국가가 배상해야

제주도 출신이라는 이유로 군대 선임들에게 '돌 하르방' 등의 놀림을 받다 자살한 군인의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7부(부장 홍동기)는 군 복무 중 자살한 A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억2,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육군에 입대해 2012년 5월 자대배치를 받은 A씨는 제주도 출신이라는 이유로 전입 첫날부터 선임병들에게 괴롭힘을 받았다. 선임병들은 '별명: 돌 하르방, 이상형: 귤 파는 여자' 등의 내용을 적은 자기소개서를 A군의 관물대에 붙여놓는가 하면 취침시간에 말을 걸어 잠을 못 자게 했다. A군은 지인들에게 괴로움을 호소하던 중 자대배치 2주를 채 넘기지 못하고 전투화 끈으로 목을 맸다. 해당 선임병들은 A씨가 숨진 후 군 검찰에 송치됐으나 혐의 없음 처분을 받거나 영창 3일 등의 징계를 받는 선에서 그쳤다.

재판부는 "A씨가 전입 직후부터 출신지를 빗대 괴롭힘을 당했는데도 지휘관들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며 "선임들의 행위가 A씨가 자살에 이르게 한 원인이 됐다고 봄이 상당한 만큼 유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도 정신적 고통을 다른 수단으로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은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국가의 배상책임 범위를 30%로 제한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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