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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강소기업 디딤돌은 인재&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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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강소기업 디딤돌은 인재&기술력

입력
2015.01.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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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금철 제조 설비기술 국내 석권, 말레이시아 등 해외 개척도 발군

기업 에너지 절약 분야 진출 선두, 이미 20억달러 규모 수출 상담

한형기 (주)SAC 대표는 "인재를 아끼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실천하다 보면 중소기업도 틀림없이 글로벌 경쟁력을 탄탄하게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한형기 (주)SAC 대표는 "인재를 아끼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실천하다 보면 중소기업도 틀림없이 글로벌 경쟁력을 탄탄하게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과 기술이 기업의 미래입니다. 인재 양성과 기술로 무장하면 중소기업도 글로벌 기업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충남 아산 인주산업단지에 본사를 둔 한형기(61) ㈜SAC 대표는 중소기업의 생존과 성장 조건을 ‘사람과 기술’로 정리했다.

SAC는 친환경 에너지 공업로(爐) 및 플랜트 제조업 분야에서 손꼽히는 기업이다. 철강, 비철, 자동차, 반도체 등 분야에서 꼭 필요한 설비를 생산, 국내 제철업체 수요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 끝에 1억달러 규모 합금철 플랜트 설비 수출을 성사시키는 등 해외서도 남다른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SAC는 국내외 4개 자회사를 설립하고, 최근 포항의 자회사를 충남 천안으로 이전하는 등 세계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AC는 해외시장 개척 과정에서 대기업에게 되레 대형 프로젝트를 넘겨 도움을 줄 정도로 옹골찬 강소기업 이다.

1998년 자본금 1억원으로 출발한 SAC가 연간 매출 1,000억원을 웃도는 비약적인 성장을일군 스토리는 한 편의 드라마로 회자되고 있다. 한 대표는 1990년대 중반까지 수입에 의존하던 공업로 기술을 국내에 들여온 1세대 리더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삼천리 M&C는 기계공업 사업부문을 청산하면서 직원 해고 업무를 상무인 그에게 맡겼다. 한솥밥 동료를 정리해야 하는 부담 탓에 고민하던 그에게 뜻밖의 희소식이 날아 들었다. 기술을 전수해 주던 관련분야 세계최고 기업인 오스트리아의 아이린(Aichelin)이 손을 내밀었다. 아이린은 조건 없는 창업자금 지원과 향후 인수약속을 제의했다. 그는 모두 함께 사는 길이라고 판단, 동료들과 함께 창업을 감행했다.

그는 “함께 일한 직원을 집으로 돌려보내야하는 참담함과 더불어 어렵게 쌓아온 공업로 기술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창업 제안은 한 줄기 빛이었다”며 “공장을 임대하는 더부살이 형편이었지만 창업과 동시에 다시 모인 직원들은 희망에 부풀어 힘든 줄 모르고 일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창업 이후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분야의 신기술개발에 주력했다. 이미 국내에서 이 분야 최고 권위자였던 그답게 2년 만에 해외유명기업보다 40% 가량 저렴한 합금철 제조 설비기술을 개발했다. 예상대로 대기업의 러브콜이 쇄도했다.

외국기업에 설비를 발주해오던 동부메탈이 거래선을 SAC로 바꾸었다. 첫 거래에서 250억원상당의 설비를 수주한 이후 주문량이 계속 늘어 2010년에는 1,200억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이후 심팩과 동일산업 등 대기업의 수주가 봇물을 이루면서 국내시장을 석권했다.

그는 수년 전부터 새로운 시장개척을 위해 에너지 진단 및 ESCO(에너지절약전문기업)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ESCO사업은 올해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업을 겨냥한 새 업종이다. 그는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에너지 사용현황 진단 및 ESCO자금 유치, 설비 보수까지 한 번에 제공해 온실가스 배출에 민감한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SCO 사업은 상품과 기술, 시장확보 능력 등을 인정받아 포항제철과 도시바가 먼저 MOU 체결을 요청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SAC는 글로벌 기업들과 손 잡고 ESCO사업 등과 관련해 모두 15건, 20억불 규모의 상담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대로 된다면 최소 10년 먹거리를 확보하게 된다.

SAC의 기업이념은 동종업계 최고의 복지 수준으로 이어져 중소기업의 롤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회사가족이 가장 원하는 것은 안정적인 고용”이라며 “이를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정년을 58세에서 65세로 연장하고, 직원이 희망하면 기업고문으로 70세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잔정이 많기로 소문난 그는 직원들에게 설날에는 고급 정장, 체육 대회 때는 보약을 보내준다. 그는 소탈하다. 직원을 집까지 태워다 주기도 하고, 때로는 사원의 차를 얻어 타기도 한다. 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사옥은 단순 사무실이 아닌 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청년예술가들을 후원하기 위해 구입한 작품들이 사옥 곳곳에 내걸려 있다. 사내에 헬스장, 스크린골프장, 탁구, 당구, 노래방, 도자기공방까지 갖췄다. 직원들은 뮤지컬 등 각종 전시공연을 의무적으로 즐겨야 한다. 그는 “직원들이 내 집처럼 편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사옥을 꾸몄다”며 “고객을 구내식당으로 초대해 회사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신뢰를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공헌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2010년 재단법인 ‘SAC 꿈과 희망’을 설립해 충청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충남지역 중소기업을 협력업체로 삼아 해외진출 때 동반하며 자본과 기술지원도 아낌없이 베풀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후원하는 중소기업융합교류회에 적극 참여, 중소기업과 함께 상생하는 데도 정성을 쏟고 있다.

이준호기자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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