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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기업들, 보수적 틀 벗고 "대중과 소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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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기업들, 보수적 틀 벗고 "대중과 소통해요"

입력
2015.01.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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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패러디한 LG화학 '화생'

'화학 있어야 좋은 세상' 메시지

2주 만에 유투브 조회 수 120만

한화 케미칼은 내주 새 SF웹툰 연재

B2B 업종의 무거운 이미지 쇄신

젊은층 인지도 높여 인재 확보도

드라마 ‘미생’ 등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TV프로그램을 패러디 한 동영상 ‘화생(化生)’이 화제다. 4분짜리 이 영상은 지난달 23일 유투브에 올라온 뒤 2주가 지난 7일 현재 조회 수가 120만에 이를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로봇 연기 창시자’라 불리는 왕년 아이돌 그룹 ‘젝스키스’ 멤버 장수원이 미생 주인공 장그래 등을 연기하며 웃음을 유도한다.

장수원은 “화학소재가 절대 쓰이지 않는 광고를 제일 잘 나가는 드라마 패러디로 만들라”는 ‘천연제일’ 회장의 지시를 받고 ‘화학 없는 세상’을 보여주는 광고를 찍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휴대폰 배터리부터 냉장고, 플라스틱, 비행기 소재까지 화학이 들어가지 않는 게 없다는 사실을 접한 장수원은 화학이 없는 광고를 촬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는다. ‘화학이 있어야 살 만한 세상’이라는 카피와 함께 영상은 끝난다. 화생에는 안영이가 ‘엉뽕’으로 외국 바이어에게 어필하는 장면, 장그래가 옥상에서 소리치는 장면, 요르단 계약 성사가 알려지자 영업 3팀 팀원들이 기뻐하는 장면 등 미생 속 명장면 패러디가 여럿 나온다. 또 여행예능 ‘꽃보다 청춘’, 퀴즈쇼 ‘더 지니어스: 블랙 가넷’ 등도 패러디 했다.

그런데 화학업계 종사자들은 이 동영상을 보면서 일반 대중보다 더 놀란다. 이 동영상을 만든 것이 국내 대표 화학회사인 LG화학이기 때문이다. 화학 업계는 대표적 B2B(기업 간 거래) 업종이라 대중에게 회사 이미지를 홍보하는 데 소극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무겁고 보수적인 화학 업계 분위기를 감안하면 다소 장난스러워 보이기까지 한 이 동영상을 LG화학이 만들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LG화학의 이번 시도는 박진수 부회장이 “외부와 소통을 위해 기존과는 다른 시도도 과감히 해보자”는 제안에 따라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도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내용과 채널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고 전했다. LG화학이 지난해 젊은 세대를 겨냥해 공식 블로그 ‘LG케미토피아’를 개설한 것도 박 부 회장의 독려가 큰 힘이 됐다.

☞ LG화학의 화생

다른 화학 기업들도 대중과의 소통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2013년부터 2년 동안 인기웹툰 작가 홍승표(필명 미티)씨에 의뢰해 국내 기업 중 처음 브랜드 웹툰을 장기 연재했던 한화케미칼은 다음 주부터 새로운 SF웹툰을 연재한다. 회사 관계자는 “처음 웹툰 연재가 무모하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연재 이후 이공계 대학생 정도만 알던 회사가 인문계 대학생과 중고교생 사이에도 알려질 만큼 인지도가 올라갔다”며 “기업 가치 상승으로 화학 회사들도 대외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고 좋은 인재 확보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웹툰을 트레이드 마크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9월 ‘효성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고 ‘보이지 않아도 생활 속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여러분의 키다리 아저씨 기업 효성’을 알려 나가고 있다. 또 20여 년 만에 새 TV광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100만원의 혁신’이라는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다. 회사 관계자는 “807팀의 참가자 1,600여 명 중이 80% 이상이 20~30대였다”며 “‘혁신’이라는 기업 가치를 젊은 세대와 공유하려 했던 취지를 잘 살렸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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