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여파로 지난해 어음 부도율이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7일 한국은행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어음 교환액(3,178조2,505억원) 중 부도액(6조232억원) 비중은 0.19%(전자결제 조정 전)에 달해 2001년(0.38%)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어음 부도율은 외환위기를 맞은 1997년 0.52%로 치솟은 이후 2001년까지 고공행진을 하다가 2002년 0.11%로 떨어진 뒤 줄곧 0.1% 초반대를 유지했다.
어음 부도율은 어음교환소에 교환 회부된 약속어음, 당좌수표 등 각종 어음과 수표 중 지급되지 않고 부도가 난 금액을 교환액으로 나눈 것으로, 어음 사용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과거보다 상징적인 의미는 약해졌지만 기업의 자금 사정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높은 어음 부도율은 STX와 동양 사태의 여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STX와 동양 계열사들의 만기 도래 어음물량에 따라 지난해 월별 부도율은 크게 오르내렸다. 월별로 보면 8월이 0.28%로 가장 높은 편이었고 11월이 0.12%로 가장 낮았다. 12월의 어음 부도율은 0.17%였다.
한편으론 장기간 경기 침체로 악화된 기업의 경영 사정을 반영한다는 시각도 많다. 백흥기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정책실장은 “착시 효과를 내는 몇몇 기업을 빼고 보면 기업들의 전반적인 재무 지표들이 엉망”이라며 “기업들의 유보율이 높다고는 하지만 선순환이 일어나지 않고 돈이 돌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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