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숨(41)의 '뿌리 이야기'가 제39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7일 열린 간담회에서 김씨는 “수상은 뜻밖”이라며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았던 작품인데, 작품마다 운명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뿌리 이야기’는 삶의 터전을 떠난 철거민, 입양아,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의 인생과 다른 곳으로 이식되는 나무의 고통을 병치시켜 현대인의 고통과 불안을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는 “우연히 '이식할 나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느낀 공포감이 작품의 모티프가 됐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단은 “인간을 나무에 비유해 산업화로 인한 현대인의 뿌리 뽑힘, 그리고 다른 곳으로의 이주가 초래하는 고통을 문학적으로 승화하는 데 성공한 수작”이라고 평했다.
김숨은 199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느림에 대하여’가 당선되고 1998년 단편 ‘중세의 시간’으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투견’ ‘침대’ ‘간과 쓸개’ ‘국수’, 장편소설 ‘백치들’ ‘철’ ‘나의 아름다운 죄인들’ ‘물’ ‘노란 개를 버리러’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을 냈다.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받았다.
2015년 이상문학상은 지난해 주요 문예지에 발표된 중ㆍ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예비 심사를 한 뒤 본심에 올릴 12편을 선정했다. 우수작에는 손홍규의 ‘배회’, 윤성희의 ‘휴가’, 이장욱의 ‘크리스마스캐럴’, 이평재의 ‘흙의 멜로디’, 전성태의 ‘소풍’, 조경란의 ‘기도에 가까운’, 한유주의 ‘일곱 명의 동명이인들과 각자의 순간들’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11월 초 열리며 대상 상금은 3,500만원, 우수작 상금은 300만원이다.
황수현기자 sooh@hk.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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