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이혼이 가장 많은 때는 7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설 연휴에 불거진 부부갈등이 몇 달 간의 이혼 절차를 거친 뒤 7월쯤 높은 이혼율로 드러나는 것이다. 결혼은 10월에 가장 많이 했다.
7일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2011~2013년 3년간의 평균을 낸 월별 혼인 건수는 10월이 3만8,300건으로 가장 많았다. 11월(3만6,200건) 12월(3만3,200건)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5월에는 이보다 다소 적은 3만1,000쌍만 결혼을 한 것으로 나타나 ‘5월의 신부’라는 통념이 무색했다. 혼인 신고 기준으로는 매년 12월이 가장 많았는데, 결혼식을 올리고 두 달 정도 지나 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이혼 건수는 2011~2013년 월평균 신고 기준으로 1만400건인 7월에 가장 많았다. 이어 10월(1만200건)과 5월(1만100건)의 이혼 건수가 많았다. 이혼 건수가 가장 적은 달은 4월(8,900건)이었다. 지난해 10월까지 집계된 통계를 봐도 7월 이혼 건수가 1만40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설 연휴를 계기로 부부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해 봄에 이혼절차를 밟고 7월쯤 법적인 절차를 마치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한국 남편들이 아내와 공평하게 집안일을 분담하는 비율은 북유럽 국가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4’보고서를 쓴 한경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와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센터장이 12개국의 만 20세 이상 기혼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 대상 항목은 식사 준비, 세탁, 집안 청소, 장보기, 아픈 가족 돌보기, 소소한 집안 수리 등 6개다. 12개국은 한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멕시코 필리핀 대만이다.
세탁을 부부가 공평하게 하는 비율은 한국이 8.8%로 12개국 가운데 일본(5.9%)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이는 영국(20.7%) 스웨덴(19.7%) 덴마크(19.1%)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부부가 공평하게 식사 준비를 하는 비율은 한국이 9.3%로 일본(6.8%) 대만(9.1%)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반면 노르웨이는 33.1%, 덴마크는 28.1%, 스웨덴은 27.7%에 달했다. 집안청소를 부부가 공평하게 하는 비율은 한국이 19.7%로 12개국 중 세 번째로 낮았고, 장보기를 공평하게 하는 비율도 29.9%로 세 번째로 낮았다. 아픈 가족 돌보기를 부부가 공평하게 하는 비율은 일본이 20.4%로 가장 낮았고 한국(31%)이 그 다음이었다.
종합 순위로 보면 밑에서 1, 2위인 일본과 한국의 남성은 심지어 ‘소소한 집안 수리’도 잘 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소한 집안 수리는 다른 집안일과 달리 유일하게 세계 공통으로 남편이 하는 비율이 높은데, 한국과 일본은 ‘항상 또는 주로 아내가 한다’는 비율이 각각 21.4%, 21.7%나 돼 12개 국 중 가장 높았다. 한 교수와 홍 센터장은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ISSP) 내용을 분석해 보고서를 썼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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