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중독성 위험 높고 발암물질 등 유해성분 다량 함유
올해부터 일반담배 가격이 80% 오르면서 부담을 느낀 흡연자들이 전자담배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보건당국이 뒤늦게 전자담배 액상이 흡연 때 증기로 변하며 나타나는 유해성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아울러 금연 보조효과가 있다는 허위 광고를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012년 당시 시중에 유통되던 전자담배의 액상 30종을 분석한 결과, 일반담배 1개비(10 모금 흡입)로 환산할 경우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량은 일반담배보다 1.5배 많은 평균 1㎎(0.41~2.2㎎)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일반담배 1개비당 니코틴 평균 함량은 0.66㎎(0.1~1.4㎎)이다. 연구는 2012년 복지부 의뢰로 공주대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결과다.
그동안 니코틴은 금연 의지를 꺾는 ‘중독성’ 물질로만 알려졌지만 니코틴만으로도 건강을 잃을 수 있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니코틴으로 인한 치사량은 성인 기준 35~65㎎인데, 최대 니코틴 함량 전자담배를 쉬지 않고 150회 가량 흡입하면 산술적으로 치사량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반담배는 한 개비씩 태우면서 흡연량을 조절할 수 있지만, 전자담배는 계속 증기를 흡입하는 것이 가능해 흡연 습관에 따라 일반담배보다 니코틴 흡수량이 훨씬 많을 수 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이성규 박사는 “니코틴 자체로도 심장질환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미국 세포생물학계 등에서 최근 나오고 있다”며 “흡연자가 전자담배 중독에 빠지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전자담배 액상에 함유된 발암물질 포름알데히드가 흡연을 통해 기화될 때 최고 193배까지 검출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트알데히드도 최고 42배까지 검출됐는데 전자담배를 통해 지속적으로 흡입하면 현기증과 구토를 유발하고 심하면 폐 손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액상에는 없던 아클로라인도 기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데 이는 눈과 피부에 손상을 주는 독성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다.
또 간접흡연 피해의 발생 가능성도 지적됐다. 공주대 신호상 교수팀은 “판매업자들은 전자담배가 간접흡연 피해를 안 준다고 주장하나 이 같은 유해성분이 공기를 통해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자담배는 담배사업법상 담배로 규정돼 있어 음식점과 카페 등 금연구역에서 피울 수 없다.
그동안 전자담배 유통과정과 액상 성분 등에 대한 단속과 실태조사를 한 적이 없는 복지부는 2012년 이후 새로 출시된 전자담배 액상의 유해성분에 대한 후속 연구를 올해 상반기 중 실시하고 연말 발표할 계획이다.
세종=손현성기자 hshs@hk.co.kr
세종=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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