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가족극부터 거장의 작품까지
올 상반기 굵직한 연극제들 잇따라
지난해 침체에 빠졌던 연극계가 올 상반기 굵직한 연극제를 자양분 삼아 기지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따뜻한 무대부터 연극계의 거장들이 모두 모인 축제까지 상반기 연극제 무대에 오를 주요 작품을 미리 둘러봤다.
아동청소년연극축제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가 8~17일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우수작 3개 작품, 공식 초청작 6개 작품, 추천 체험연극 2개 작품 등 총 11개 작품을 선보인다.
연희단거리패의 ‘안데르센’(8~11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이 축제의 선봉에 선다. 이윤택 연출과 젊은 연출가 이윤주가 함께 만들어 지난해 6월 ‘2014 국립극장 봄마당 젊은 연출가전’에 선보였던 작품이다. ‘미운오리새끼’ ‘길동무’ ‘인어공주’ ‘성냥팔이소녀’ ‘놋쇠병정’ 등 5편의 동화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했다. 극은 불행했던 삶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돌파해낸 안데르센의 일생을 통해 아이에게는 희망을, 어른에게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자파리연구소의 창작가족극 ‘오돌또기’(16∼17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도 눈에 띈다. 2011년 서울어린이연극상에서 4관왕을 차지한 이 작품은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주인공 ‘또기’의 성장 과정과 척박한 섬에서 끈질기게 삶을 이어갔던 제주 사람들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린다. 제주민요 등 제주도의 삶을 훔쳐보는 재미가 있다.
아시테지 축제에서는 또 러시아의 문호 고골의 소설을 무대로 옮긴 극단 하땅세의 ‘외투’와 극단 동화가꽃피는나무의 ‘하트비트’ 등 여러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공연이 준비돼 있다. 자세한 정보는 아시테지 한국본부 홈페이지(www.assitejkorea.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공연예술센터와의 갈등으로 무산 위기에 처했던 서울연극제는 4월3일~5월10일 관객과 만나기 위해 최종 라인업을 조율 중이다. 현재까지 공식 참가작 7개 작품 등 19개 작품의 공연일정이 확정됐다.
첫 무대는 극단 골목길의 ‘만주전선’(4월3~16일 아트센터K세모극장)이 장식한다. 일제강점기 만주로 떠난 조선 청년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이들이 고뇌했던 현실과 역사 사이의 간극을 그린다. 지난해 초연 당시 “역사에 현재를 겹쳐 볼 수 있는 작품”(연극 평론가 김옥란)이라는 평을 받은 만큼 올해 연극제 기간 중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으로 꼽힌다.
극단 광장의 ‘예고부고장’(4월20~2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 역시 청년의 고뇌를 담은 작품이다. 1980년대 불안한 시국과 사회의 불협화음 속에서 이념과 사상, 국가관 등을 선택해야 했던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한 남자의 지독한 사랑을 통해 인류와 사회에 필요한 진정한 가치는 이념이나 철학이 아닌 사랑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현대인의 그리움을 그린 극단 필통의 ‘돌아온다’,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극단 고래의 ‘불량청년, 김상옥’ 등 작가정신이 꿈틀거리는 연극도 연극제를 수놓는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연극협회 홈페이지(http://www.stheater.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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