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진출 빼고 올해로 16번째 시즌... 베테랑의 존재 이유 보여줄 책임 막중
류택현(44ㆍLG 코치)과 송지만(42)이 은퇴한 올 시즌 프로야구 현역 최고령 선수는 93학번들의 몫이 됐다. 야수는 이병규(41ㆍLG)와 진갑용(41ㆍ삼성), 투수는 최영필(41ㆍKIA)과 손민한(40ㆍNC) 등 4명이다. 우리 나이로 마흔을 훌쩍 넘길 때까지 이들이 건재한 이유는 분명하다. 모두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이다.
특히 올 시즌 LG에서 이병규의 역할은 막중하다. 고참 선수들을 중용해 팀 재건에 성공했던 김기태(현 KIA) 전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팀의 전력이며 그들에게 예우를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LG의 부활을 도왔던 베테랑 선수들은 올 겨울 자의반 타의반으로 하나, 둘씩 팀을 떠났다. 김선우(38)와 현재윤(36)은 은퇴를, 임재철(40)과 권용관(40)은 각각 롯데와 한화로 이적했다. 박경수(31ㆍKT)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이적했다. 류택현은 코치로 변신했으며, 이상열(38)은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된 모양새다.
LG는 2000년대 초반 이상훈(44ㆍ두산 코치) 김재현(40ㆍ한화 코치) 서용빈(44ㆍLG 육성 총괄) 유지현(44ㆍLG 코치) 등 30대 초ㆍ중반에 불과했던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내쫓다시피 한 이후 최악의 침체기를 겪었다. 무리한 리빌딩이었다는 것은 김기태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김감독은 고참 선수들을 모아 2013년 무려 11년 만에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병규 밑으로 박용택(36)과 1980년 동기생들인 이진영(35) 정성훈(35) 봉중근(35)이 팀의 중심이 되고 있지만 맏형인 이병규가 든든한 버팀목이 됐기에 가능했던 지난 2년간 팀 워크였다. 무엇보다 실력이 건재하다. 이병규는 “내 스스로 안 된다고 판단했을 때 주저 없이 유니폼을 벗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해 왔다. 마흔 살이던 2년 전 최고령 타격왕에 올랐고, 통산 안타 3위(2,021개)에 올라 있는 한국 야구의 간판이다. 박용택과 이진영은 “(이)병규형이 라인업에 있는 것과 없는 건 차이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양상문(54) LG 감독은 5일 신년 하례식에서 공정한 기회를 보장했다. 오직 실력과 열정으로만 평가하겠다는 뜻이다. 대부분 선수들이 퇴근한 5일 오후에도 이병규는 실내 타격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1997년 데뷔 후 일본 진출 기간(2007~09년)을 제외하고 올해로 16번째 시즌을 맞는 이병규 자신에게도, LG에게도 중요한 2015년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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