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노조인 렌고(일본노동조합 총연합회)의 신년 행사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와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이 이례적으로 참석했다고 일본언론이 6일 보도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주도하는 아베노믹스 성패의 열쇠인 임금 인상 분위기 띄우기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구로다 총재와 사카키바라 회장은 5일 도쿄에서 열린 렌고의 신년 친목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렌고는 매년 일본은행 총재와 게이단렌 회장에게 신년 친목회 초대장을 보내는 것이 관례이지만, 두 사람이 실제로 참석한 것은 1989년 렌고 출범 이후 처음이다.
친 아베 성향의 두 경제계 인사가 이번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 아베노믹스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 달 강연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수익을 써야 한다”고 말하는 가 하면, 기자회견에서도 “물가 상승을 위해 임금 인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사카키바라 회장은 아베 총리의 휴가기간 중인 3일 골프 라운딩에 동행한 것으로 미뤄, 아베 총리가 이번 행사 참석을 직접 독려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사카키바라 회장은 친목회 행사 인사말을 통해 “기업 수익을 임금 인상으로 연결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아소 다로 부총리겸 재무장관은 5일 신탁협회 신년행사에 참석, “기업의 내부 유보금이 328조엔까지 팽창했다”며 “아직까지 돈을 쌓아두고 있다니, 이는 수전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기업이 내부 유보금을 임금 인상과 설비 투자에 돌릴 것을 요구하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 언론은 “기업을 수전노에 비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라고 비난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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