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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옥외소화전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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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옥외소화전 무용지물

입력
2015.01.0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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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봉화지역 9% 기능상실, 관리부실로 얼어붙어

4일 영주 상가 화재 시 30분간 '불구경' 조기진화 기회 놓쳐

따르면 지난 4일 영주시 상가화재 이후 영주시와 봉화군 관내 옥외소화전 394개를 모두 조사한 결과 31곳(8%)이 얼어붙어 있어 유사시 소화용수 공급이 불가능했다.

보도 등에 설치된 옥외소화전은 출동한 소방차가 싣고 온 물을 다 쓴 뒤 소방차에 물을 공급하거나 소방호스를 통해 직접 불 난 곳에 물을 뿌리는 장치로 화재진압의 필수설비다.

하지만 지난 4일 용접 불씨가 번져 10여 개 점포를 태운 영주시 원당로 화재 때 제 기능을 전혀 못했다. 이날 화재는 신고 10분 만에 4대의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했으나 싣고 온 소방수는 10분만에 동이 났다. 현장에서 100m, 130m 거리의 소화전과 급수탑은 모두 얼어붙는 바람에 700m나 떨어진 곳의 소화전을 찾아 호스를 연결하는 30분간 불이 인접 상가로 번지는 것을 구경만 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불은 소방헬기까지 동원한 끝에 소방서 추산 3억여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2시간50분만에 큰불이 잡혔다.

유사시를 대비한 소화전이 먹통이 된 것은 설비가 노후한데다 관리가 부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주시에 따르면 옥외소화전 대부분은 20~30년 전에 설치된 것으로 수시로 보수를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지상 노출형 소화전은 동결방지를 위해 상수관과 연결된 배수관에 물이 남지 않도록 사용 후 지하 1.2m 아래 모래와 자갈로 된 배수시설로 자연배수 되도록 설계돼 있지만 일부 소화전에는 물이 남아 겨울철에 얼어 붙고 있다.

소방업계 관계자들은 영주뿐 아니라 중부이북 지역 옥외소화전의 상당수는 관리부실로 유사시 제 구실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동절기에는 월 2차례 점검하도록 돼 있지만 형식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방서 관계자는 “점검을 위해 시험방수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 주변 도로가 얼어붙으면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 배수관과 밸브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는데 그친다”고 실토했다.

영주시와 소방서는 문제가 된 소화전을 모두 바꾸기로 했지만, 지하에 매설된 배수시설 개선책은 빠져 있어 반쪽 대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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