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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 안방극장 '이중인격'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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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 안방극장 '이중인격' 봇물

입력
2015.01.0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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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하이드 지킬, 나'·MBC '킬미힐미'·KBS '블러드' 등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쏟아지는 드라마들이 일제히 이중적 매력을 가진 범상치 않은 주인공들을 앞세워 눈길을 끈다.

수목 밤을 놓고 경쟁할 지성·황정음 주연의 MBC TV '킬미 힐미'와 현빈·한지민 주연의 SBS TV '하이드 지킬, 나'의 남자 주인공은 모두 공교롭게도 다중인격 장애를 앓고 있다.

KBS 2TV 신작 '블러드' 또한 내면은 뱀파이어인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 현빈의 이중인격 도전작…'하이드 지킬, 나'

SBS TV '시크릿가든'(2010)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현빈이 고심 끝에 선택한 배역은 이중인격자다.

오는 21일 방송되는 '하이드 지킬, 나'(원작: 웹툰 '지킬박사는 하이드씨')에서 현빈은 한 사람에게 둘 이상의 인격이 있는 해리성 정체 장애를 앓는 놀이공원 상무 구서진으로 등장한다.

뼛속까지 자신밖에 모르는 구서진은 어떤 사람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즐겁거나 슬픈 일 하나 없는, 메마른 인간이다.

맛보기로 공개된 '하이드 지킬, 나' 영상 속 구서진은 '시크릿가든'에서 현빈이 분했던 오만하고 허세 넘치는 백화점 CEO 김주원보다 더 성미가 강파르고 까다로운 모습으로 묘사됐다.

현빈이 1인 2역을 연기할 로빈 역시 구서진의 또 다른 인격이다.

맑은 눈빛에 고운 심성, 다정다감한 로빈은 완벽한 순정남 그 자체다.

다만 구서진의 몸을 나눠 쓰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에만 살아 숨 쉬는 비극의 인격체이기도 하다.

있으나 마나 한 서커스단을 내쫓으려는 구서진과 서커스단을 지키려는 단장 장하나(한지민 분)의 갈등에서 출발하는 드라마는 한 남자이면서 두 남자이기도 한 구서진-로빈과 장하나의 삼각관계를 흥미롭게 그려낼 예정이다.

배우 지성과 황정음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지성과 황정음이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MBC 새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내 속에 내가 너무나 많아"… '킬미 힐미'

오는 7일 먼저 시작하는 '킬미 힐미'의 남자 주인공 차도현(지성 분) 또한 해리성 정체 장애를 앓는다.

다만 선악으로 구분되는 '하이드 지킬, 나'와 달리 그 인격의 수가 무려 7개에 이른다는 것이 시선을 잡아끄는 점이다.

구서진만큼이나 완벽한 조건을 갖춘 재벌 3세인 차도현은 갑작스레 생겨나는 '나 안의 나'들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는 하루를 보낸다.

원래 인격인 도현 외에 뇌쇄적인 매력의 신세기부터 천재 소년이자 자살 지원자인 안요섭, 10대 불량소녀 안요나, 토끼 인형을 가지고 다니는 7세 나나, 내부조력자인 페리박, 연령을 알 수 없는 의문의 Z 등이 자유자재로 출현한다.

'킬미 힐미'의 인격들은 상황별로 위기와 갈등, 웃음, 희열,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조연 역할을 하면서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한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5일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김진만 PD는 "남자 주인공 인격이 다양한 만큼 극 장르도 다양하다"면서 "로맨틱 코미디에서 액션으로 튀었다가 '브로맨스'(남자들의 우정)에 심지어 주성치까지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차도현의 분신들은 또 차도현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로미오와 줄리엣' 관계인 주치의 오리진(황정음)과의 사랑을 이루는 데도 그 역할을 발휘할 예정이다.

◇ 의사와 뱀파이어의 접목… '블러드'

다음달 KBS 2TV에서 방송되는 판타지 메디컬 드라마 '블러드' 주인공 또한 일종의 이중인격자다.

제작진은 피를 다루는 의사에 누군가의 피를 빨아 먹으며 영생 불멸을 누리는 뱀파이어를 접목해 주인공인 박지상을 탄생시켰다.

SBS TV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의 남동생으로 데뷔했던 모델 출신 배우 안재현이 1년여 만에 지상파 주인공을 꿰찼다.

국내 유수의 태민 암 병원에서 간담췌1외과 과장으로 등장하는 박지상은 피에 대한 욕망을 억누른 채 진료에 임하는 돌연변이 뱀파이어다.

그는 파리한 낯빛과 싸늘한 표정만큼이나 다른 사람에게 연민이나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처럼 보인다. 하지만 태민 병원 후계자인 유리타(구혜선)를 만난 뒤 환자를 위하게 된다.

그동안 신사적이고 따뜻한 역할을 주로 맡았던 지진희가 자신의 신념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잔혹함을 숨긴 병원장 이재욱을 맡아 갈등의 중심에 선다.

제작진은 "피가 난무하는 어두운 이야기가 아니"라면서 "영생의 존재가 유한한 인간을 치료할 때 느끼는 갈등과 연민, 생명과 죽음의 진정한 가치, 강자의 논리를 비판하고 의료 현실과 인간 생명의 가치를 논하는 이야기를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방영될 '밤을 걷는 선비' 또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뱀파이어 선비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박해진이 주인공 물망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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