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억 사나이 최정 “부담이요? 진짜 없어요”
자유계약선수(FA) 최정(28ㆍSK)이 도장을 찍은 금액은 4년 86억원(계약금 42억원ㆍ연봉 44억원). 프로야구 역대 FA 최고액이다. 어깨를 짓누르는 거액일수 있지만 의연했다. 최정은 “몸값에 대한 부담은 진짜 없다”고 거듭 손사래를 쳤다.
최정이 2015년 새로운 출발 선상에 섰다. 지난 과거와 FA 계약 금액은 잊고 한창 좋았던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최정은 5일 인천 문학구장 위생교육장에서 진행된 시무식을 마친 뒤 “FA 금액은 그 동안 해왔던 것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할 뿐이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조차 없듯이 그냥 한 해 연봉을 받는 선수의 자세로 돌아갈 것”이라며 “아프지 않고 뛰면 내 몫은 충분히 하며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정은 지난 시즌 잇단 부상 탓에 악몽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시즌 중반 허리 부상으로 한 달 이상 빠졌고, 4위 싸움이 불 붙었던 막판에는 허벅지 부상으로 또 이탈했다. 결국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한 채 5년 연속 3할 타율-20홈런도 좌절됐다. 지난해 성적은 82경기에 나가 타율 3할5리 14홈런 76타점이다.
2014년 경험을 교훈 삼은 최정은 “못하더라도 차라리 아프지 않는 게 낫다”며 “여태껏 꾸준히 이어온 개인 기록이 끊긴 건 아쉽지만 내 기록을 다시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최정은 이번 겨울 체중 감량에 초점을 맞췄다. 잦은 부상이 자신의 발목을 잡은 만큼 가벼운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그는 “지난해 파워를 늘리고자 운동을 하면서 살을 찌웠는데 너무 심했는지 근력이 체중을 이기지 못했던 것 같다”며 “그래서 부상도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체중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또 한 시즌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난 만큼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정은 달라진 팀 분위기를 반겼다. SK는 스토브리그 동안 전력 누수 없이 내부 FA를 모두 잡고 에이스 김광현의 잔류, 마무리 정우람의 복귀로 큰 힘을 얻었다. 최정은 “FA 계약 때문에 마무리캠프에 못 갔는데 동료들 얘기를 들으니 분위기가 밝아졌다고 한다”면서 “선수들이 잘 하지 않는 재미있다는 말까지 들으니 기대가 된다”고 했다. 또한 “지난해 막판 4강 싸움을 즐겁게 하던 여운이 남아 있다”며 “김용희 감독님 말씀대로 팀을 위해 희생하며 시즌을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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