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피해 유발" 20대에 실형 선고
고교생을 성폭행하려다 신고를 당하자 오히려 피해자 비방 글을 인터넷에 올린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김우수)는 아동청소년보호법상 강간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김모(21)씨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했다.
김씨는 고교 3학년이던 2013년 11월 친구의 소개로 만난 A(당시 17세)양과 함께 A양의 친구 집에서 술을 마시다 A양에게 성폭행을 시도했다. A양의 친구는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잠시 집을 비운 상황이었다.
A양은 강하게 저항했고, 김씨를 피해 화장실로 도망가 휴대전화로 구조요청을 했다. 때 마침 외출했던 친구가 돌아오면서 김씨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이후 A양은 김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자 김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A양의 실명과 학교를 거론하며 “나한테 돈을 뜯으려고 내가 자기를 성폭행했다는 말을 지어냈다”는 취지의 글과 욕설을 올렸다.
재판부는 “김씨가 피해자 및 그 친구와 술을 마시다 피해자가 혼자 방에 들어가자 뒤따라가 강간하려 한 상황이 인정된다”며 “그럼에도 ‘피해자가 돈을 받아낼 목적으로 무고했다’는 취지로 명예훼손 범행까지 저질러 2차 피해를 유발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김씨에 대한 엄벌을 원하고 있다”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다른 처벌 전력이 없고 범행 당시 만 19세였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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