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명가 재건에 성공한 LG가 2일 프런트 시무식을 시작으로 새 해 출발을 알렸다. 5일엔 선수단 시무식을 갖고 사실상 2015시즌에 돌입한다.
지난해 4월 김기태 전 감독의 갑작스러운 퇴진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양상문(54) 감독의 2년째로 선수단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지만 굳건하게 팀을 이끌고 있는 야구단의 수장은 변함없다. 2010년 12월 부임한 백순길(58) LG 단장은 햇수로 6년째이며 5시즌째 야구단을 이끌고 있다. 그는 선수단과 프런트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며 팀을 16년 만의 2년 연속 가을 잔치로 인도하는데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무엇보다 LG에겐 더 특별한 ‘장수’ 단장이다. LG는 2000년대 지속적인 성적 부진과 선수단 내부의 끊임없는 잡음 탓에 수뇌부의 얼굴이 수시로 바뀌었다. 감독도 자주 교체했지만 단장 역시 당시 8개 구단 중 가장 많이 교체한 구단으로 불협화음이 심했다. 2000년 취임한 신교식 단장이 1년 만에 물러났고, 1990년대 운영팀장을 지낸 최종준 단장이 2001년 복귀했지만 역시 1년 만에 팀을 떠났다. 그리고 고(故) 유성민 단장(2002~2005년), 김연중 단장(2006~2008년)이 내부 승진으로 단장에 올랐지만 꿈을 펼치지 못했다. 이어 농구단장으로 부임했다가 자리를 옮긴 이영환 단장도 2년 남짓 야구단 개혁에 나섰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10여년 간 무려 6명이 단장 자리에 앉은 가운데 백 단장은 올해까지 5년을 책임지게 됐다. LG가 잘 나갔던 1990년대를 합쳐서도 최장수다. 최종준 단장이 1996~99년까지 4년과 2001년을 더해 총 햇수로는 같지만 연임으로는 백 단장이 최장 기간 재임이다.
백 단장에게도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11년 야구단을 맡은 첫 시즌 종료 후 내우외환이 겹쳐 주축 선수 5명이 빠져나가는 시련을 겪었고, 이듬해엔 프런트의 대규모 경영진단 후폭풍으로 직접 운영팀장을 겸직하는 배수의 진을 치기도 했다. 그리고 절치부심한 2년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2013년에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로 구단과 팬들의 숙원을 풀었다.
LG 특유의 신바람 야구가 실종된 원인으로 프런트와 선수단의 불신을 꼽은 백 단장은 부임 후 코칭스태프, 선수단과의 친밀한 스킨십과 과감한 추진력으로 시련을 헤쳐나갔다. 자유계약선수(FA)로 잔류한 박용택은 “솔직하게 다가와주신 단장님을 등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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