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가 유럽 축구 이적 시장에 ‘선수 인신매매’가 만연하다고 고발했다.
매년 1월은 축구 이적 시장이 열리는 시기다. 1억5,000만파운드(2,576억원)에 달하는 돈이 프리미어리그(EPL)에 쏟아진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제시하는 신기루 같은 금액에 속은 아프리카 선수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텔레그라프는 1일 아프리카 소국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프로 축구 선수 오드라오고(21)의 사례를 소개했다. 오드라오고는 24개월 동안 세네갈, 포르투갈, 벨기에의 축구 클럽과 아카데미를 오가다 두달 전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오드라오고는 고국에서 챔피언팀에 속했던 프로였지만 에이전트의 꼬임에 넘어갔다. 에이전트는 “포르투갈에서 훈련을 시켜주겠다”며 그를 설득했지만 공식 문서나 직업도 없이 그를 포르투갈에 버렸다. 파리에 온 이후에도 오드라오고는 계약서는 구경도 못해봤고, 숙소도 제공받지 못해 카우치 서핑(현지인이 여행자에게 잠잘 수 있는 소파를 제공하는 것)을 전전하고 있다.
가디언은 오드라오고의 사례는 축구계에서 일어나는 또 다른 버전의 인신매매이며, 이런 일이 매우 흔하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1,5000여명에 이르는 선수들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에이전트에 사기를 당했거나, 에이전트에 통제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양상은 매년 심해지고 있다. 부도덕한 에이전트들은 서아프리카나 남아프리카 출신선수들을 유럽에 팔아 넘긴 뒤, 뒷일은 모른척한다.
가디언은 세계적인 유소년 시스템을 자랑하는 FC바르셀로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해 2월 국제축구연맹(FIFA)은 바르셀로나의 해당 유스팀 선수 6명에 대해 FIFA 규정 19조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공식 대회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로 인해 한국 축구 유망주 이승우(17)와 백승호(18)가 바르셀로나 후베닐 B 선수로 경기에 출전하기 어렵게 됐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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