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김용빈)는 약 40년간 함께 살아 온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모(72)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 5월 아내 A씨(사망 당시 63세)는 이씨의 계좌에 있는 돈을 다른 계좌로 옮기는 문제로 다투던 중 이씨가 자신을 폭행하자 진단서를 발급받은 후 이혼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따졌다. 격분한 이씨는 그날 밤 잠든 A씨의 목을 넥타이로 졸랐고 잠에서 깬 A씨가 반항했으나 완력을 이기지 못해 질식사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과정에서 피해자가 느꼈을 육체적ㆍ정신적 고통이 매우 컸을 것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춰 이씨에게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씨는 항소심에서 "범행 당시 의사를 결정할 능력을 상실하는 등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다"며 선고된 형이 지나치다고 주장했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다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씨의 진술 내용 및 (양손으로 목을 조르다 A씨가 반항하자 자세를 바꾸는 등) 범행 방법 등의 사정을 비춰보면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씨에게 최근 30여년 동안 아무런 전과가 없고 이씨의 딸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은 유리한 양형 조건"이라면서도 "사소한 이유로 40년 동안 동고동락한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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