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모란봉악단'…북한 김정은 직접 작명
북한의 인기 걸그룹 '모란봉악단', '횃불' 축구팀, '금수산태양궁전' 등 낯선 듯 친숙한 북한의 이 명칭들은 모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붙인 이름들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일 새해를 맞아 '백두산대국의 승리와 영광의 상징으로 빛나는 고귀한 명칭들'이라는 제목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정권을 잡은 지난 3년간 직접 지은 명칭들을 소개했다.
김 제1위원장은 어린 시절을 스위스에서 유학하며 보낸 신세대 지도자로서 스포츠와 음악, 건축분야에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이름도 직접 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12년 데뷔 때부터 파격적인 차림새와 서방 음악으로 북한 최고의 인기 걸그룹으로 주목받은 여성 10인조 밴드 '모란봉악단'.
김정은 체제 출범과 함께 등장한 모란봉악단은 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포츠광인 김 제1위원장은 2013년 창단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소속 남자축구팀의 이름도 '횃불'이라고 직접 지었다. 이 팀은 지난해 북한 리그에서 수십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팀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건축학도 양성을 위한 '평양건축종합대학', 과학자들을 위한 편의·복지 시설인 '미래상점', '위성과학자주택지구', 대표적 옷감 공장인 '김정숙평양방직공장' 등 김정은 제1위원장의 관심사이자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히는 시설들에도 직접 이름을 붙였다.
특히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은 원래 '금수산기념궁전'으로 불렸으나 김 제1위원장은 김정일 1주기를 맞은 지난 2012년 12월 이곳의 이름을 고치고 개보수해 새로 개관했다.
김 제1위원장 집권 이후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 새 대중동원 구호로는 '마식령속도'와 '조선속도'가 등장했다. 북한은 이 구호 아래 '1월8일 수산사업소'를 수개월 만에 건설하고, 마식령스키장 건설에도 속도를 냈다.
먹거리 문제 해결을 위해 수산업 발전을 강조해온 김 제1위원장은 직접 최신식 어선들을 어촌에 하사하면서 '단풍'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수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주택단지는 이를 따라 '어촌단풍마을'로 명명됐다.
노동신문은 이들 이름에 대해 "수령님들의 사상과 위업을 빛내며 주체혁명의 새 시대의 총진군을 향도하는 뜻깊은 이름들"이라고 해석하며 새해엔 김정은 제1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통치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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