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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3번의 신년사 어떻게 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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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3번의 신년사 어떻게 변했나

입력
2015.01.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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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조선 호전광' 비방서 '남조선 당국' 표현 완화

정치사상 경제 앞서 강조, 체제 내부 병폐도 적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올해 신년사는 남북관계 진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전향적인 표현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과거 두 차례 육성 신년사 연설에서도 남북관계 개선 메시지가 담기긴 했지만 두루뭉술한 표현에 그쳤던 데 반해 이번에는 조금 더 명확해졌다.

김정은은 1일 신년사에서 전년도에 비해 대외ㆍ대남 분량을 1.5배 늘렸다. 대남 메시지도 “북남 사이의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2014년 신년사)에서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정상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로 더 구체화됐다. 2013년 신년사에서 “(조국통일을 위한) 중요한 문제는 북과 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밝혔던 부분과도 차이가 있다.

대남 비방이 줄어든 것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우리 정부를‘남조선 호전광’이라고 비하했지만 올해는 ‘남조선 당국’이라고 정중하게 표현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를 남조선 당국이라고 칭하는 등 표현에 상당히 신중을 기했다”며 “해방 7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 개선에 힘쓰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부각하며 사상에 대한 충성을 강조한 것도 특징이다. 과거 신년사에서는 대표 슬로건을 내건 뒤에 곧바로 경제정책을 제시했지만 올해는 ‘정치사상강국 건설’이나 ‘국방력 강화’를 경제정책보다 먼저 앞세웠다.

이는 인권문제나 김정은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논란 등을 북한 당국이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응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치사상강국 건설을 강조하며 당을 중심으로 한 사상에 대한 충성 유도에 방점이 찍혔다”며 “북한에 사상이란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뜻하는 것으로 이는 결국 정권이 안정돼야 경제도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또 북한 체제 내부의 각종 병폐를 드러낸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신년사 중 경공업 생산정상화, 공장 기업소의 ‘수입병’ 퇴치를 강조한 게 눈에 띈다. 또 ‘지휘부 일꾼들의 패배주의, 보신주의, 요령주의’를 지목한 부분이나 문학예술 부문의 침체 극복을 주문한 것도 특징적이었다.

2014년 신년사에서 농업을 강조했다면 이번 신년사에서 농업 축산업 수산업을 3대 축으로 한 것도 차이가 있다. 하지만 통일부는 “경제관리 분야에서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을 거론하는데 그치는 등 김정은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에도 불구하고 신년사 전반적으로 새로운 정책 비전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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