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 관리 등 체계적 지원책 필요
혼외(婚外) 출산으로 태어나는 아기의 저체중 위험도가 법적 혼인 관계인 남녀 사이에 태어난 신생아보다 1.7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혼외출산 신생아는 해마다 늘면서 최근 연간 1만여명에 달해 체계적인 출산전 관리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서울대 인구의학연구소가 통계청의 출생 자료(2008~2012년)를 토대로 국내 혼외출생 비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혼외출산에서 저체중아(출생시 2.5㎏ 미만) 발생 비중은 8.1%로 기혼여성 출산 때의 저체중아 발생 비중(5%)보다 높았다. 조기분만(임신 37주 미만) 발생률도 혼외출산에서 8.2%로, 결혼한 여성의 출산시 발생률(5.8%)보다 높았다. 혼외출산시 조기분만과 저체중아가 발생할 위험도가 혼인한 여성의 출산 때보다 각각 1.5배, 1.7배 정도 높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임신 42주 뒤 출산하는 과숙 분만도 혼외출산이 결혼여성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이는 혼외출산을 보는 시선이 여전히 곱지 못해 혼외 출생아에 대한 제도적 보호가 미흡한데다 혼외 임신부의 산전 관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구소의 박상화 선임연구원은 “미혼으로 임신하면 산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데다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혼외출산이 느는 만큼 산전 관리를 포함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문제해결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혼외출산 여성 중에서 19세 이하는 9.6%, 20대 32%, 30대 51%, 40대 이상 7.4% 등으로 20~30대 연령층이 전체의 83%를 차지한다. 10대 혼외출산은 전체 혼외출산의 10분의 1이지만, 10대 출산 여성 중 혼외출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66.3%에 달한다. 2003년에는 10대 산모 중 혼외출산 비율이 12.9%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급증한 것이다. 20~30대는 산모 중 혼외출산 비율이 1.6%, 40대는 7.1% 정도다. 미국의 경우 비슷한 기간 10대 산모의 혼외출산이 50%에서 23%로 줄고, 20대와 30대 이상 산모의 혼외출산이 각각 42→60%, 8→17%로 늘어난 것과 비교된다.
우리나라의 혼외출산율은 2011년 2.1%(9,959명?신생아 100명당 2.1명)로 경제협력개발기구(0ECD) 회원국 중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02년 혼외출생률 1%(5,184명)를 넘은 데 이어 2008년 1.8%(8,363명), 2009년 2.0%(8,680명)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혼외출산율이 50%대인 스웨덴 프랑스 덴마크, 40%대인 네덜란드 미국 영국 등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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