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안마사 고용 노인에 서비스… 사회적 기업 이미지 획득
현대증권의 전국 90여개 영업점은 고객 자산을 책임지는 금융기관인 동시에 지역밀착형 봉사조직이기도 하다. 특히 연말연시가 되면 서울 강북ㆍ강남, 중부(경기 지역 관할), 동부(경북), 서부(충청ㆍ호남ㆍ제주), 남부(경남) 등 전국 6개 지역본부는 형편이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을 따뜻하게 보듬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분주해진다.
지난 12월만 해도 강북지역본부는 서울 독산동 저소득층 가정들을 방문해 장판을 교체하고 벽지를 새로 도배했다. 본부가 역점을 두는 저소득층 주거환경개선 사업의 일환이었다. 강남지역본부는 지역 복지기관(강남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청소 및 친교 활동을 벌였고, 강원 원주시에선 연탄 배달에 나서는 ‘광폭 봉사’를 펼쳤다. 중부지역본부는 경기 고양시 일대의 저소득층에 연탄을 배달했고 ‘안산평화의집’을 찾아 중증장애인 식사 도우미 역할을 했다.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생필품과 난방용품을 전하며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랜 동부지역본부, 울산의 사회복지관에서 독거노인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김장을 하고 기부금을 전달한 남부지역본부 역시 세밑을 훈훈하게 했다.
현대증권의 지역본부별 봉사단은 단발성 후원이 아닌 지속적이고 체감도 높은 도움을 주는데 주력한다. 봉사의 저변이 탄탄하다 보니 증권업계에 실적 부진과 구조조정이란 한파가 몰아친 지난해에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어김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도움이 필요한 이웃은 항상 가까이 있다는 생각으로,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 사회복지관과 연계해 밀착형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주민들의 상생과 화합에 기여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풀뿌리 봉사조직’은 여직원들로 구성된 ‘여울림회’다. 회원당 매달 3,000원씩을 모아 각처에 기부하고 분기별로 현장 봉사에 나선 지 어느덧 30년이 넘었다. 지난해에도 5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사랑의 후원금을 전달했고, 12월엔 서울 남영동의 쪽방촌을 찾아 독거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에게 난방용품을 안겼다.
여울림회는 앞서 2013년에는 가정의 달(5월)을 맞아 인천 부평구의 지역아동센터에 소속된 아동 300여명과 나들이를 다녀왔고, 11월에는 회원 자녀들과 함께 경기 부천시 춘의복지관을 찾아 난방용품과 직접 마련한 밑반찬을 독거노인들에게 전달했다. 여울림회 관계자는 “지역본부별로 분기당 한 번씩 소년가장 돕기, 자선 바자회, 지체장애인 목욕봉사, 노인복지관 청소봉사, 희귀병 환우 돕기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본사 차원에서도 독창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을 직원으로 고용해, 2010년부터 노인들에게 안마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도우미 사업은 장애인 고용과 사회공헌을 동시에 이루는 참신한 발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안마사 직원들이 서울 영등포 지역 복지관과 경로당, 독거노인 가정을 찾아 다니며 지역노인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는데 지난해에만 2,200여명이 혜택을 받았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서울맹학교에서 졸업생 취업을 요청 받은 것이 헬스케어도우미 사업의 발단이었다”며 “자금 흐름, 기업 실적 등 무수한 정보를 들여다봐야 하는 증권사에서 시각장애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묘안을 찾았다”며 “장애인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어르신은 건강을 얻고 현대증권은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으로 나아가는 1석3조의 사회공헌 활동 모델”이라고 말했다.
2002년 사이버 독도지점 개설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독도사랑’ 활동 역시 현대증권의 참신한 사회공헌을 대표하는 사업이다. ‘독도로 주식 보내기’ ‘독도 사진전’ ‘독도의용수비대(1950년대 일본 순시선 등에 맞섰던 민간의용대) 자손과 독도 탐방’ 등 사업 면면도 다채롭다. 특히 회사 창립 50주년이자 사이버 독도지점 개설 10주년을 맞은 재작년엔 현대증권 연계계좌가 개설될 때마다 1,000원씩 적립해서 모은 독도수호기금 1,100만원을 김점구 독도수호대 대표에게 전달한 데 이어 임직원들이 직접 울릉도에서 독도경비대에 기부물품을 전했다.
현대증권의 부단한 사회공헌 활동은 그룹 차원에서 공유하고 있는 가치인 신뢰(Trust)에 기반한다. 인재(Talent), 불굴의 의지(Tencacity), 혼연일체(Togetherness)와 더불어 현대그룹의 핵심가치 ‘4T’로 꼽히는 신뢰에 대해 현대증권 관계자는 “윤리경영 정착 및 사회공헌 활동 강화를 통해 모든 국민에게 신뢰받는 그룹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룹의 핵심가치를 공유하고 실현하기 위해 앞으로도 장애인, 저소득층, 노약자 등 사회 소외계층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다양하고 실질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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