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구속·조현민 구설수… 못말리는 대한항공 3세들

언니한테 보낸 “복수하겠어” 문자 공개되자

“변명 않겠다. 치기 어린 제 잘못” 급히 사과

조현아 잘못을 모든 임직원 책임으로 돌리기도

사진은 이날 오전 조 전무의 사과문이 올라온 트위터 페이지.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여동생인 조현민(31) 대한항공 전무가 “복수하겠다”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언니에게 보낸 사실이 공개되자 이번에는 신속히 시인하고 사과했지만, 잇따른 부적절한 언행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조 전무는 최연소 국내 대기업 임원으로 대한항공의 소통창구인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총괄책임자다.

31일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조 전무는 조 전 부사장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검찰에 출석한 지난 17일 “반드시 복수하겠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언니에게 보냈으며 검찰이 이 내용을 확인했다. 복수대상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조 전 부사장의 범법행위를 언론에 알린 박창진 사무장과 대한항공 내부 제보자들을 가리킨 것으로 추정되며, 조 전무가 이들을 문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

조 전무는 언론보도 직후인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아침 신문에 보도된 제 문자내용 기사 때문에 정말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굳이 변명 드리고 싶지 않다. 다 치기 어린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 조 전무는 “그날 밤에 ‘나부터 반성하겠다’는 이메일을 직원들한테 보낸 것도 그런 반성의 마음을 담은 것이었다. 부디 여러분의 너그러운 용서를 빈다”고 밝혔다.

조 전무는 앞서 조 전 부사장이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은 17일 밤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조직문화나 지금까지 회사의 잘못된 부분은 한 사람에 의해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라고 밝혀 오너 일가의 개인적 일탈행위를 임직원 전체 책임으로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조 전 부사장의 구속에 이어 조 전무의 설화(舌禍)가 이어지자 대한항공 임직원들의 동요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지난 8월 인천 중구 운서동 그랜드 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에서 열린 호텔 사전 개관식에서 축하 건배를 하고 있는 한진그룹 일가와 관계자들. 사진 왼쪽부터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조현아 전 부사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배국환 인천광역시 정무부시장,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 김주성기자 poe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