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여러분의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몇 가지의 금융상품들이 남아 있습니까. 그 중 ‘주가와 연계된(Equity-Linked)’ 상품은 또 몇 개나 되는지요. 이번에는 같은 듯하지만 살짝 다른 주가연계상품들의 알쏭달쏭한 ‘알파벳 조합’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선 많이들 알고 계실 ‘주가연계증권(Equity-Linked SecuritiesㆍELS)’을 살펴보죠. ELS는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되어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사실 ELS의 원조(?) 명칭은 ‘주식연계채권(Equity-Linked NotesㆍELN)’ 입니다. 2002년 하반기 정부가 증시의 수요기반을 창출하기 위해 ELN 투자를 허용했고, 그 이듬해인 2003년 2월 말 6개 증권사의 장외파생상품 영업인가가 나면서 본격적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ELN과 원리는 같지만 ‘채권(Notes)’ 보다는 ‘유가증권(Securities)’이 보다 광의의 개념이기 때문에 각종 매체에는 ELS로 알려지게 된 것이죠.
ELS를 상품화하면서 다른 조건을 약간 손보는 대신 원금을 보장하는 형태로 구조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게 ‘원금보장형 ELS’ 입니다. 그런데 자본시장법의 개정으로 종전의 원금보장형 ELS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quity-Linked BondㆍELB)’라는 별도의 고유 명칭을 가지며 이젠 은행에서도 판매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채권과 옵션이 결합된 ELB 외에도 은행에서는 개별 종목이 아닌 S&P500, HSCEI 등과 같은 ‘주가지수와 연계된 파생결합 증권(Equity index-Linked Securitiesㆍ지수형 ELS)’을 ‘신탁 계정(Trust)’에 담아 ‘주가연계신탁(Equity index-Linked TrustㆍELT)’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ELT는 결국 지수형 ELS를 신탁 형태로 운용하는 것인데요. 개별 종목이 아닌 지수(index)를 사용하기에 좀 더 보수적인 운용이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은행에서 개별 종목형 ELS를 가입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펀드(Fund)’를 활용한 방법이 있는데요. 바로 ‘주가연계펀드(Equity-Linked FundㆍELF)’ 입니다. ELF란 증권사가 운용하는 ELS를 자산운용사가 편입한 것입니다. 상품에 따라 투자금액의 상당비중을 비교적 안정적인 채권으로 운용하면서 펀드매니저가 ELS에도 일부 투자하여 원금보전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전통적인 은행 정기예금에 주로 코스피 200 지수를 활용해 해당 주가지수의 변동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도록 설계한 ‘주가지수연동예금(Equity index-Linked DepositㆍELD)’도 있습니다. ELD 역시 파생결합 상품이긴 하나 여전히 예금의 한 형태이므로 투자금의 5,000만원까지는 예금자보호법의 적용을 받는답니다.
E와 L과 그 밖의 알파벳으로 표기되는, 유사하지만 조금씩 다른 금융투자상품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아직 생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용어만큼이나 상품의 구조 역시 여러 가지가 있음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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