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개장 후 광명역 주변 혼잡, 아울렛·대형마트·터미널까지 밀집
“10분이면 될 거리가 1시간30분 넘게 걸리니 미칠 노릇이죠. 앞으로 이 동네에서 어떻게 살지 걱정입니다.”
28일 오후 서해안고속도로 광명역IC 부근. KTX 광명역 방향으로 빠져 나가기 위한 차량이 1㎞ 가량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하지만 차량들은 제자리 걸음만 하며 20여분 넘게 고속도로를 벗어나지 못했다. 고속도로를 간신히 빠져 나와 KTX 광명역을 향하자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이미 광명역 부근은 커다란 주차장이나 다름 없었다. 양지사거리 쪽으로 우회하려는 차량과 다시 고속도로로 차를 되돌리는 차량이 한꺼번에 엉키면서 반대편 차량까지 아수라장이었다.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IKEA)가 지난 18일 광명점을 열면서 KTX 광명역 주변이 교통대란을 겪고 있다. 인근에는 이케아보다 며칠 앞서 문을 연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과 창고형 대형마트인 코스트코, 버스종합터미널 등이 몰려있어 이케아 개장 전부터 교통혼잡이 발생해왔다.
KTX 광명역에서 이케아로 가는 길은 약 2km에 불과하지만 4차선 도로 중 이케아 광명점과 롯데아울렛 방향인 좌회전 차선은 한 개, 직진 차선은 두개, 코스트코 방향인 우회전 차선은 한 개다. 이케아와 롯데 아울렛으로 진입하기 위해 하나뿐인 좌회전 차선으로 차량들이 밀리면서 도로 전체가 극심한 정체를 빚는 것이다.
일부 구간에 ‘통과차량 우회 안내’ 표지판을 설치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우회로인 양지사거리에서 덕안삼거리 방향도 1㎞ 남짓이지만 1시간은 족히 걸렸다.
광명역IC를 나서 소하동으로 향하던 최영민(36)씨는 “길에서 2시간 가까이 허비하고 있으니 분통이 터진다”면서 “광명 발전을 위해 대형 쇼핑몰을 유치했다지만 교통 상황 등을 감안하지 않아 이용객도 주민도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극심한 교통혼잡으로 이케아와 롯데 아울렛 주차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은 이용객들이 불법 주차를 남발하면서 주차대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케아와 롯데 아울렛 개장 후 하루 평균 10만여명의 방문객들과 1만여대의 차량이 KTX 광명역 부근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이케아(3,458면)와 롯데 아울렛(1,454면)의 건물 주차장 외에 인근에 마련된 임시 주차장 600면과 사설주차장 2곳(120면)도 하루 종일 포화상태다. 이날 이케아의 경우 건물 입구에서 주차하기까지 1시간30분 가량 걸렸다. 결국 주차장 진입을 못한 이용객들은 인근 도로변과 주택가 골목 이곳 저곳에 불법주차 하면서 도로 혼잡은 더욱 극심해졌다. 광명시는 가용인력 30여명과 단속차량 3대를 모두 동원해 불법주차 차량 단속을 벌였지만 시 단속차량 마저 차량 행렬에 막혀 도보로 단속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졌다.
일부 이용객들은 주차장 마련 대책도 없이 단속만 하는 광명시에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광명시 관계자는 “KTX 광명역 부근의 교통상황을 면밀히 관찰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불법주차가 교통 혼잡을 가중시켜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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