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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10년 묵은 정리해고자 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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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10년 묵은 정리해고자 문제 해결

입력
2014.12.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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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발전기금 기부… 해고자 농성 중단

지난 26일 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49재가 열린 서울 길상사에서 이웅열(오른쪽) 회장이 정리해고자 대표 최일배씨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코오롱 제공 /2014-12-29(한국일보)
지난 26일 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49재가 열린 서울 길상사에서 이웅열(오른쪽) 회장이 정리해고자 대표 최일배씨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코오롱 제공 /2014-12-29(한국일보)

코오롱그룹이 정리해고자와의 10년 묵은 갈등을 마무리 짓고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9일 “노사 상생과 노사 문화발전을 위한 소정의 금액을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오롱은 정리해고자와의 합의에 따라 기부금액과 사용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부금은 해고자들을 위해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자들은 이에 따라 2012년 5월부터 경기 과천시 코오롱 본사에서 재개했던 천막농성을 중단했다.

코오롱과 해고자간 갈등은 2005년 2월 회사가 단행한 정리해고로 시작됐다. 코오롱이 경영상 이유로 구미공장 생산직 78명을 정리해고하자, 해고 노동자들은 2009년 4월 사측이 최종 승소할 때까지 기나긴 법적 투쟁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본사 앞 천막농성과 고공농성, 코오롱제품 불매운동, 이 회장 자택 점거사태 등으로 양측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10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았던 갈등은 지난달 8일 이 회장의 부친인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별세 이후 대화가 재개되면서 화해의 물꼬를 텄다. 정리해고자 대표 최일배씨는 지난 26일 이동찬 명예회장의 49재가 열린 서울 성북구 길상사에 찾아와 참배하고 이웅열 회장과 면담했다. 코오롱에 따르면 이 회장은 당시 어려운 경영환경 때문에 부득이하게 회사를 떠나야 했던 분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고 최씨와 화해와 상생을 위한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코오롱은 “해고와 복직 요구로 이어지는 노사대립 관계에서 벗어나 이번에 제3의 기관 기부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며 “노사불이(勞使不二)를 추구한 이동찬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앞으로도 노사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코오롱 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는 “원직 복직을 쟁취하지 못했지만 코오롱의 응답에 손을 맞잡기로 했다”며 “이제 10년 투쟁을 넘어 함께 희망을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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