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현지 통화인 루블화 가치 폭락 사태로 말미암은 금융 혼란이 피해자들의 시위로 번지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28일 모스크바 시내 고리키공원에서 달러 기준 담보 대출 피해자 약 2,0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주택 구입을 위해 은행에서 매입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서 달러를 기준으로 정해 놓아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한 지금 갚아야 할 상환금이 크게 늘어났다며 정부와 금융당국에 대책을 요구했다. 일부 대출자들은 월 상환금을 갚지 못해 살고 있는 담보주택을 은행에 넘겨줘야 할 형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정부가 루블화 폭락 사태 이전 환율에 따라 달러 기준 대출을 루블 기준 대출로 전환하는 조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피해자들은 앞서 26일에는 같은 내용의 요구 사항을 담은 공개서한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앞으로 보내기도 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달러 기준 담보 대출을 받은 주민은 10만~15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와 금융당국은 달러 기준 담보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예상됐던 위험에 대해서도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구제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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