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11개월 된 딸 함께 탑승, 비자 연장 위해 싱가포르 가다 사고
"봉사정신 투철... 실종 소식 안믿겨" 충격 휩싸인 교인들 대책 협의 분주
28일 인도네시아를 떠나 싱가포르로 가던 중 실종된 에어아시아 항공기에 탑승한 한국인 3명은 인도네시아에서 선교 중이던 여수제일교회 소속 선교사 박성범(38)씨 일가족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제일교회 등에 따르면 박씨는 부인 이경화(36)씨와 11개월 된 딸 유나 양과 함께 이번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화를 당했다. 박씨 일가족은 비자 연장을 위해 싱가포르로 이동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제일교회 관계자는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박씨는 6년 전 캄보디아로 파송돼 컴퓨터를 가르치는 등 선교사로 활동을 해왔다. 2년 전 귀국한 박씨는 국내에서 활동을 하다 이씨를 만나 결혼을 했고 2개월 전 가족과 함께 선교활동을 위해 인도네시아로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박씨는 부모(여수시 덕충동)와 함께 초등학교 때부터 이 교회에 다녔는데 평소 인사성이 밝고 성품이 무척 맑았다”며 “실종 소식이 믿겨지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교회의 김성천 담임목사는 “박 선교사는 교회 단독 파송이 아니라 파송단체를 통해 간 것”이라며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 안수를 받고 갈 것을 권유했지만 박씨가 열정이 있어 평신도 선교사로 선교지에 가기를 원해 허락했다”고 말했다.
주일학교에서 박 선교사를 가르쳤다는 김성영 장로는 “1년 전쯤 본 게 마지막이었다. 아주 헌신적이고 봉사정신이 투철했다”며 그를 떠올렸다.
박씨 부부는 이슬람권인 인도네시아에서 선교사 비자를 받을 수 없어 인근 싱가포르로 나와 비자를 갱신해왔으며 이번에도 싱가포르에서 비자를 연장하러 나오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 가족은 동부 자바 수라바야에서 자동차로 2시간 가량 걸리는 지방도시인 말랑에서 정착 준비를 하던 중이었으며 부인 이씨는 12년 전 서부자바 주도 반둥에서 선교 활동을 하고 인도네시아어학과정을 수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런 사고 소식을 접한 교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외부 접촉을 자제하고 있다. 교회는 29일 파송선교단 대표가 도착하는 대로 후속 대책을 협의할 계획이다.
여수=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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