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상영 강행에 원색적 비난… 5월에도 '잡종' 등 인종차별적 표현
北 주말에도 인터넷 접속 불량 "사이버 공격 배후는 미국" 지목
북한의 주요 인터넷 사이트가 6일째 ‘접속 불량’ 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인터넷망 불통 사태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했다. 북한은 나아가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두고 북한에 ‘비례적 대응’을 천명한 오바마 대통령을 원숭이에 빗대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등 전방위 반격에 나섰다.
28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27일 오후 7시30분쯤부터 북한의 인터넷과 휴대전화 3G망이 끊겼으며 몇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았다. 북한 공식 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사이트와 대외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등은 지난 23일부터 접속 불량과 정상 접속을 오가는 불안정한 접속 상태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 서버를 둔 우리민족끼리는 특히 접속 상태가 불안정해 28일에도 접속이 안 되는 상태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정상적으로 접속되고 있다.
앞서 북한은 27일 오전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에서 “덩치 큰 미국이 마치 코흘리개들의 술래잡기 놀음이나 하듯 우리 공화국의 주요 언론 매체들의 인터넷 가동에 훼방을 놓기 시작했다”며 최근 북한의 인터넷망 불통사태는 미국의 사이버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19일 “북한 정부가 소니영화사 해킹 행위에 책임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비례적 대응’을 선언했고 이후 북한 관련 인터넷 사이트의 불통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 정책국은 담화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상영 강행을 비난하며 오바마 대통령을 ‘언행이 경망스러운 원숭이’에 빗대 원색적으로 조롱하기도 했다. 담화는 “열대수림 속에서 서식하는 원숭이상 그대로 말과 행동이 경망스럽기 그지 없는 오바마는 (영화 ‘인터뷰’의) 무조건적인 상영을 촉구해 나섰다”며 “오바마가 제 놈에 대한 테러를 줄거리로 영화를 만들었다면 지금처럼 ‘표현의 자유’를 떠들며 환영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미국은 북한의 원색적 비난에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미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27일(현지시간) 북한이 오바마 대통령을 원숭이에 빗대고 인터넷망 불통 사태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한 데 대한 한국 언론의 논평 요청과 질의에 입장 표명을 거절했다. 북한은 앞서 오바마 대통령 방한 이후인 지난 5월 그를 ‘잡종’ ‘광대’ ‘원숭이’ 등 인종차별적 표현을 동원해 비하했으며 당시 미 정부는 “추하고 무례하며 역겹다”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도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북한 소행설은 터무니없는 날조”라며 원전 해킹도 적극 반박하고 있다. 북한은 28일 노동신문을 통해 “괴뢰패당은 최근 발생한 저들의 원자력발전소들에 대한 해킹 사건도 무작정 우리와 연결시키고 있다”며 “이는 터무니 없는 날조설”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27일에도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논평을 통해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이 사건(한수원 원전 정보 유출)을 공화국과 연결시키려 발악하는 것은 천안함 침몰 사건과 같은 모략소동”이라고 주장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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